가고 싶은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자 ③
가고 싶은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자 ③
  • 이승희 · 이영주 기자
  • 승인 2005.12.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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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에 나서자

<글 싣는 순서>

  1.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안전한가?
  2.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환경 실태
  3.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에 나서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 가운데 사고로 인한 아동사망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 아동 안전 실태. 이는 어린이 놀이터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최근 언론을 통해 노후된 놀이기구에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고, 놀이터 모래에서 검출된 중금속이나 기생충 알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호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환경실태’에서 보았듯이 우리 구의 어린이놀이공원 역시 관리주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십정동 열우물 놀이공원에서 진행된 주민한마당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아이들에게 안전한 놀이터를 돌려주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 운동.
인천에서도 부평구를 중심으로 지난 10월 21일 ‘가고싶은놀이터만들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준비모임이 발족했다.
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 지역아동센터 9개소, 좋은어린이집을만들기위한인천시민협동조합, 인천여성회, 십정복지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는 운동본부(준)는 앞으로 놀이터 모래 뒤집어주기와 턱 없애기 등 놀이터 가꾸기 사업과 함께 모래오염 실태조사를 통한 안전한 놀이터를 만들기 등 놀이터를 중심으로 주민들과 함께 삶터를 가꾸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리고 첫 사업으로 지난달 13일 십정동 열우물 어린이놀이터에서 십정동 주민한마당을 열어, 모래를 뒤집고 도색이 벗겨진 놀이기구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고 청소를 했다.

 

미아3동 한빛놀이터 - 어린이놀이터 매개로 주민 공동체 의식 키워

운동본부(준)는 그 활동의 모태를 서울 강북구 미아3동에서 펼쳐진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에서 찾았다.
열린사회시민연합 북부시민회는 서울 강북구 미아3동 주부 5명과 함께 2000년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에 나섰다. 2004년 강북구 놀이터 현황과 주민 만족도 조사를 시작으로 ‘안전한 놀이터를 위한 열린강좌’, 놀이터 턱 없애기 공사 등 여러 활동을 벌인 끝에 이듬해 3월 주민모임인 ‘토박이’를 꾸렸다.
그리고 2002년 3월 놀이터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아동 그림책이나 놀이 기구,응급약을 비치한 사랑방으로 바꿨다. 회원 7명이 교대로 하루 2시간씩 사랑방을 운영했다. 또한 때마다 놀이터에서 잔치와 영화제 등 축제를 열었다.
그 결과 곳곳에 마구 버려진 쓰레기가 사라지고, 저녁이면 기웃거리던 노숙자와 일탈 청소년도 없어졌다. 
북부시민회의 박운정 사무국장은 “한빛놀이터는 학습과 놀이가 함께 이뤄지는 곳이었다”며, “놀이터는 지역주민들의 소통의 공간인 동시에 정기적인 축제와 놀이터 사랑방 활동으로 지역공동체 의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사업 성패의 관건은 “지역 주민 스스로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 운동을 지속해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부시민회의 박운정 사무국장은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크게 세가지를 제언했다.
첫째는 지역사회의 여러 기관과의 다양한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
사업을 내실 있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주민모임이나 시민단체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의 지속성과 확산을 위해서는 지역의 다른 기관 및 단체와도 협력관계를 이뤄야 하며, 특히 행정기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해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청소년 자원봉사단을 운영해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회원을 조직, 일상적인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권장했다. 관련 교육이나 사례 탐방 등 외에도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원구 ‘어린이 놀이터 모래바꾸기 주민운동본부’- 구청에 모래 교체 요구

▲ 가고싶은놀이터만들기운동본부(준)가 어린이놀이터 모래바꾸기 조례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강북구 미아3동 주민들이 놀이터 사랑방 운영, 동네 축제 등으로 공동체 의식을 확산시키는 데 성과를 보였다면, 서울시 노원구민들은 ‘어린이 놀이터 모래바꾸기 주민운동본부’를 구성해 구청 측에 직접 모래를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랫동안 놀이터의 모래를 교체하지 않아 오염물질이 축적되고, 심지어 담배꽁초, 유리조각 등이 박혀있어 아이들이 위험하다며 1년에 한 번 새 모래로 교체해주고, 6개월에 한 번 모래를 뒤집어 주도록 했다.
한 놀이터의 모래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100만원 정도. 다수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한다면 실천은 행정기관의 의지 문제이다.
이는 노원구 의회에서 한 의원의 “독일은 지방자치단체가 6개월마다 놀이터 모래를 전량 교체하지만 우리나라 지자체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 흙의 장점을 살릴 수 없는 석유화학 제품인 고무바닥으로 깔아주려고만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운동본부(준)는 노원구의 사례를 거울삼아 앞으로 놀이터 가꾸기 사업, 놀이터를 중심으로 한 문화행사 외에도 어린이 놀이터 모래오염 실태 조사 사업과 공청회, 조례제정 촉구 범시민 서명운동 등을 꾸준히 벌여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미숙 준비위원장은 “기생충이 없는 깨끗한 모래에 앉아서 흙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터, 맘껏 뛰어 놀다가 어디 부딪혀도 걱정이 없는 놀이터, 아이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놀이터를 돌려주기 위해 지역 주민뿐 아니라 행정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