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환경 실태

<글 싣는 순서>

  1.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안전한가?
  2.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 환경 실태
  3. 가고 싶은 놀이터 만들기에 나서자
<편집자 주> 본지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부평구 관내 어린이놀이공원 45개소 중 43개소의  놀이시설 및 환경 실태를 현지방문을 통해 조사, 분석했다.
조사는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실태 및 관리 현황 ▲놀이시설 현황 ▲부대시설 현황 ▲놀이시설 설치기준 ▲놀이시설 지표 현황 ▲휴게시설 현황 등 크게 5가지 항목으로 분류해 실시됐다.


정기적인 시설 및 안전 점검 이뤄지지 않아

현재 부평구가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에 위탁해 관리하고 있는 어린이놀이공원은 모두 45개소이다.
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관리원 1명이 근린공원, 녹지 등과 함께 평균 3∼4개의 어린이놀이공원을 순회하며 청소를 하는 동시에 시설 점검을 하고 있다. 또한 민원이 제기될 경우 시설팀 직원이 현지에 나가 시설을 보수한다.  
그러나 실사 결과 이들 놀이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단 한 곳에서도 안전요원이나 안전수칙을 발견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놀이공원마다 안전사고 발생과 처리현황, 시설점검 및 보수에 대한 기록이 종합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공원마다 종합적인 관리 기록부는 없지만 관리원들이 일지 작성을 통해 지구별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지를 보여줄 수는 없으며, 관리원들이 안전점검에 충실하지는 못한 처지임을 인정했다.

 

놀이시설 일부 파손된 채 방치

방문 조사한 43개소의 놀이시설 현황은 대동소이하다. 대부분 미끄럼틀과 그네, 기어오르는 시설을 갖춘 조합놀이대가 설치돼 있다. 조사 결과 이 중 시소 5개, 그네 3개, 기어오르는 시설 1개가 일부 또는 전부 파손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개3동 동소정놀이공원의 경우 조합놀이대 여러 군데가 파손돼 있었으며, 불결한 청소상태를 보아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는 듯했다.


식수대, 화장실 등 부대시설 미비

부대시설을 살펴보면 43개소 중 식수대가 설치돼 있는 곳은 18곳에 그쳤으며, 이 또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물론 동절기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동절기가 아니어도 사용 자체가 어려워 보이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화장실이 있는 곳은 15개소에 그쳐 어린이놀이공원 10곳 중 6∼7곳은 화장실이 없어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대부분 간이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었으며 7개소는 쓰레기통이 아예 없었다. 공원 둘레에 울타리가 없는 곳이 7개소, 정자가 없는 곳이 8개소로 확인됐다.
특히 관리소나 방범초소가 있는 곳은 5군데에 그쳐 일상적인 관리뿐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시 빠른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처지였다.

 

모래 두께 30cm 이상 10개소 정도밖에 안 돼

전문가들에 의하면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놀이터 바닥 모래 등이 30cm 이상 깔려있어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30cm 이상 모래가 깔려 있는 곳은 모두 10개소 정도로 나타났다. 또한 그네 앞뒤로 그네 높이의 2배 이상의 거리에 모래 등이 깔려 있지 않은 곳이 11개소 정도에 달했다. 
이밖에 돌출 나사 등 위험한 철재 부위가 발견된 곳이 9개소, 녹이나 파손된 부위가 발견된 곳이 15개소, 놀이시설 지지대 및 기초부분이 노출돼 있는 곳이 10개소 정도로 나타났다. 조합놀이대를 제외하고 놀이기구간 간격이 360cm 확보되지 않은 곳이 10여 개소에 달했다. 특히 십정2동에 위치한 하동놀이공원의 경우 평행봉과 철봉 등이 설치된 바닥이 모래가 아닌 자갈과 딱딱한 흙으로 돼 있었다.

놀이터 바닥 청소상태 양호하나 딱딱한 곳 많아

놀이터 지표현황을 살펴보면 43개소 중 바닥이 고무재질로 되어 있는 곳은 2개소였으며, 모래와 고무재질이 혼합돼 있는 곳이 1개소였다. 나머지는 모두 모래였다.
모래의 경우 굵은 모래가 깔려 있는 곳이 절반정도 차지했으며, 바닥이 딱딱한 경우가 13개소 정도 됐다. 바닥의 청결상태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편이었으나 모래에서 유리조각이 발견된 곳이 1개소, 자갈이 발견된 곳이 15개소, 휴지 등 쓰레기가 발견된 곳이 13개소로 조사됐다.
특히 십정2동에 위치한 샘터놀이공원의 경우 지난 3일 오전 방문했을 때 놀이터 모래에 소주병 깨진 유리조각이 널려 있었으며, 공원 입구에는 선정성 광고 전단지 등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이 발견됐다.

 

정자 등 휴게시설 대체로 양호

8개소를 제외한 모든 곳에 정자 1∼2개가 설치돼 있었다. 전체적인 청결상태는 대부분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천장에 구멍이 나서 비가 오면 물이 샐 수 있는 정자가 2곳 있었다. 뾰족한 부분이나 돌출 된 부위에 대해서 대부분 둥글게 마감돼 있는 상태였다.
  
어린이놀이공원 노숙자들이 차지하기도
한편 지난 3일 십정2동 하동놀이공원을 방문했을 당시 노숙자들이 공원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노숙자 5명은 정자 밑에 이불을 깔아 놓고 노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며, 공원 한 구석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또한 한 노숙자가 공원 구석에서 용변을 보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무서워서 어떻게 애들을 놀이터에 내보내겠냐”며 “공무원의 고충도 알겠지만 놀이공원을 너무 방치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종합해 보면 우리 구 어린이놀이공원에 대한 관리는 청소를 하는 수준이며, 민원이 발생해야 시설 보수에 나서고 있는 실정으로 보인다.
관리공단에서는 주로 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지만 관리가 어린이놀이공원을 주로 이용하는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종합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구는 놀이터 시설 설치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에 근거해 시설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며 정기적인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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