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술판’ 허위 보도자료 배포, 명예훼손 혐의

한나라당 인천지역 이경재(69ㆍ서구강화을), 조진형(67ㆍ부평갑), 홍일표(54ㆍ남구갑) 국회의원이 지난 6일 문병호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과 이재병(인천시의회 의원) 민주당 인천시당 대변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이 ‘고소인들이 26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전 유람선 관광코스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등의 허위내용이 기재된 보도자료를 국내 언론사에 배포, 고소인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달 28일 ‘국난은 안중에도 없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해외 유람선 술판. 연평주민들 대책은 묻지도 않겠다. 백배 사죄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고소인들은 고소장을 통해 “술판은 전혀 실상과 거리가 멀다. 맥주 3병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제공한 것으로 술판은 전혀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보도자료 배포 후 행사에 동행했던 민주당 신학용, 홍영표 의원이 피고소인들에게 사실관계가 다르니 성명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했고, 같은 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조차 시정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허위사실임을 알고도 이를 시정하지 아니하는 악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들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그동안 쌓아올렸던 사회적 가치는 무너져버리고, 때와 장소를 구별조차 못하고 술만 좋아하는 사람으로 전락해버리는 등 명예가 훼손됐다”며 엄격한 처벌을 요구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의 보도자료 내용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었으며, 이에 조직위는 해명자료를 통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폐막식장으로 활용된 주강(=광저우시의 중심을 흐르는 강) 일대 경관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인천대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사전에 주강 관람을 공식일정에 포함시킨 것”이라며 “당시 선실 안이 몹시 무더워 조직위 안내직원이 음료수 대용으로 준비해, 1인당 일회용 컵 1컵 정도의 맥주를 마셨으며 구입한 맥주 3병 중 2병만 사용해 술판이라고 하기엔 아주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논란 직후 광저우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홍영표(부평을) 의원도 “인천 의원 중 황우여, 신학용, 저는 OCA 관계자를 만났고, 다른 의원들은 OCA 측에서 일정을 연기해 선상투어에 참석하게 됐다. 일부 언론보도에서 나온 호화 유람선도 아니고, 한 시간 이상 유람선을 타고 있어 맥주가 나와 그것을 마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주당의 논평이 사실과 다르다고 시당에 상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민주당 인천시당이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치적 공세를 펼치기 위한 것이었다는 역비난이 따랐다. 하지만 민주당 인천시당은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 일로 언론에 오르내린 한나라당 조진형(부평갑) 의원의 측근은 “사전에 충분히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고 한나라당 의원들을 파렴치한 정치인으로 몰아 맹비난했다. 그래놓고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 고소를 통해 훼손된 명예를 찾으려는 것”이라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인천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3명이 법적 대응을 선택하면서 중앙정치권의 갈등 양상이 인천에서도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연평도 포격 사태 직후 송영길 시장이 트위터 등에 올린 글에 대해 한나라당은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는 등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의식해 민주당 인천시당이 과도하게 대응(=광저우 유람선 탑승 관련 보도자료)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갈등에 대해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연평도 사태 수습,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 마무리,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 등 초당적으로 협력해도 풀기 어려운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바람직한 정치권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