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웃] 이상진 청아보석 대표, 보석보다 아름다운 나눔

▲ 독거노인에게 후원금을 전하는 이상진 청아보석 대표.
“아이고, 이런 사진 찍는 거 정말 처음인데…”

부평역 앞 삼화고속 정류장 옆 가게에서 독거노인에게 전할 월동비를 안주머니에 넣으며 나오는 이상진(49ㆍ청아보석 대표)씨를 만났다.

10년 넘게 한국은 물론, 국경을 넘어 어려운 곳에 매달 100여만원을 후원하면서도 얼굴 나타내기를 꺼려하던 이 대표는 쑥스러운 듯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어르신, 겨울에 따뜻하게 지내십시오” 이 대표가 조심스레 준비한 봉투를 쥐어드리자,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있을 텐데 참 고마워요. 늙으면 빨리 죽어야 되는데…”

두 다리가 불편한 정덕순(89ㆍ부평1동) 노인은 이 대표의 손을 잡고 놓지 못한다. 양평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으로 온 이상진 대표는 줄곧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까지 졸업했다.

“초등학교 시절 어떤 탤런트가 후원하는 학비를 받는 친구가 어린 마음에 많이 부러웠나봅니다. 그때 나도 어른이 되면 이런 일을 열심히 해서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일 하느라 바빠서 돈 쓸 시간이 없기도 하고, 내가 덜 쓰면 되지요. 좋은 일에 쓰면 더 뜻 깊은 일이고, 어차피 돈은 쓸려고 버는 거니까요”

이 대표는 기독교 단체가 뜻있는 사업을 하는 신문기사를 읽은 후 다양한 후원 사업에 관심을 갖고 가난하던 어린 시절의 꿈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국제기아기구를 통해 아프리카ㆍ동남아ㆍ남미 등에 사는 아이 10명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후원하고, 의료혜택을 못 받는 나라들에서 활동하는 ‘열린 의사회’, 양평에서 노인지체장애인을 보호하는 ‘평화의 집’도 돕고 있다. 10월에는 매달 후원하는 발리 아이들을 직접 만나 선물로 가지고 간 문구류를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그곳 기구(=국제기아기구)의 책임자가 ‘캄보디아 400명의 수혜자 중에 제가 돕는 아이가 가장 영리하고 순박한 아이’라고 했다”고 좋아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후원하다 보니 이미 고교를 졸업한 아이들도 헤아릴 수 없다.

“발리에 매달 500불을 후원하려고 하는데, 그것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니 알리면 안 된다”고 당부한 이상진씨. 또 다른 힘든 아이들을 향한 그의 도움의 손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