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ㆍ동구 내년 무상예방접종 실시…부평구 예산 없어 추진 난항

▲ 민주노동당 소속 배진교 남동구청장과 조택상 동구청장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유아 무상예방접종을 전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곽정숙 국회의원, 인천 출신의 김성진 최고위원, 최은민 무상의료위원장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조택상 동구청장, 곽정숙 의원, 배진교 남동구청장, 김성진 최고위원, 최은민 무상의료위원장.

수도권에서 최초로 진보정당 소속 구청장을 선택한 인천 남동구와 동구 주민들은 내년부터 영유아 무상예방접종의 혜택을 보게 된다. 장기적으로 민주노동당이 추진하고 있는 영유아 무상예방접종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민주노동당 소속 배진교 남동구청장과 조택상 동구청장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유아 무상예방접종을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곽정숙 국회의원, 인천 출신의 김성진 최고위원, 최은민 무상의료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남동구와 동구에 거주하는 만12세 미만 아동은 국가 지정 필수예방접종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B형간염ㆍ결핵ㆍ디프테리아ㆍ수두ㆍ일본뇌염 등 8종의 필수예방접종은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다만, 단체장이 지정한 일반 병ㆍ의원에 가면 본인부담금이 있다. 남동구와 동구는 병ㆍ의원의 본인부담금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남동구 10만 5000명, 동구 4500명 정도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세수입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입금 등이 도미노로 줄어들며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시가 각 자치구에 주는 재원조정교부금을 줄이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동구와 동구는 무상예방접종을 위해 각각 12억원, 2억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예방접종 업무 위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예방접종 업무를 위탁할 병ㆍ의원을 선정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서 조택상 동구청장은 “민주노동당은 영유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보건소뿐 아니라 일반 동네병원에서도 무상으로 접종되도록 노력했고 관련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정부는 예산 편성에 소극적이었다”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자는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년에 자체 예산을 편성해 무상접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배진교 남동구청장도 “보건복지부는 연초 국회 업무보고에서 저출산 고령화 대책으로 필수예방접종비용의 지원 확대를 보고한 바 있고, 실제 정부는 접종비의 90% 지원을 위해 관련 예산을 675억원으로 증액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은 도리어 올해보다 58억원 삭감됐다”며 “무상급식에 대한 뜨거운 지지에서도 확인된 ‘보편적 복지 실현’이라는 국민의 명령을 거스르는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부평구의 경우 시비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 재원으로 무상예방접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자체 재원으로 추진할 경우 약 22억 6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재원조정교부금 삭감 등으로 제정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부평구로서는 무상접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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