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겨레하나 청소년평화기자단의 6.15선언 10주년 행사 탐방기

▲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 기념 평화통일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6.15 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 기념 평화통일범국민대회가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전쟁 반대’와 ‘한반도 평화 실현’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부에 6.15 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되면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6.15남측위)와 민주ㆍ민주노동ㆍ국민참여ㆍ창조한국당 등으로 구성된 ‘6.15공동선언 10주년 행사준비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애초 서울시와 경찰은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불허 입장을 보였으나, 주최 측이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하자, 서울시가 ‘정치성을 가급적 배제하고 문화행사로 치른다’는 조건을 달아 광장 사용을 허가했다.

6.15남측위 참가 단체 회원들과 시민 3000여명이 참가한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선 대회사와 격려사, 각계 인사들의 정치연설이 있었다. 박지원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송영오 창조한국당 대표가 연설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엔 햇볕정책과 6.15 공동선언 취지에 적극 찬성했으나 당선된 뒤 강경한 대북정책으로 돌아선 것을 비판했으며, 평화 통일이야 말로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6.2 지방선거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했다. 덧붙여 한국 경제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평화통일을 이룩해 북한의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송영오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현재의 강경한 대북관계를 평화와 상생의 관계로 전환해야한다는 것과 정권이 바뀌어도 6.15 공동선언의 정신이 승계돼야한다는 것을 주장했다.

▲ 6.15 공동선언이 담긴 플랜카드 앞에서 한 학부모가 아이에게 공동선언의 의미를 가르치고 있다.
2부에선 10주년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에는 극단 ‘꾼’, 노래패 ‘우리나라’, 합창단 ‘평화의 나무’, 가수 ‘안치환’ 등이 참여했다. 행사장 뒤편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그 중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이 마련한 ‘천안함 결정적 단서 1번 지우기’ 행사는 천안함 결정적 단서인 유성매직으로 쓴 1번을 가스버너로 태워 지우는 퍼포먼스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가스버너로도 지워지는 유성매직이 어뢰 폭발 열에 안 지워지겠냐”고 정부의 천안함 발표 내용을 비꼬았다.

‘물풍선 터뜨리기’ 행사는 한ㆍ미 양국 대통령이 손을 잡고 있는 사진 주변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여러 악법들과 문제들을 적어놓고, 시민들이 그곳에 물풍선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있는 힘껏 물풍선을 던지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북녘 물품 판매전’에서는 남북 교류가 단절돼 지금은 구입할 수 없는 북녘의 물품들을 판매했다. 그밖에 ‘통일 퀴즈’, ‘평화의 배 만들기’, ‘통일쌀 떡메치기’ 등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쉽게 즐기며 통일을 생각해볼 수 있는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부천에서 가족과 함께 참가한 이형신(37)씨는 “10주년 행사인만큼 남과 북이 성대하게 해야 하는데 남측이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으며, 서울에 사는 나현선(40)씨는 “이런 10주년 행사를 언론에서 많이 홍보했으면 좋겠고, 평화를 지키자는 행사가 매우 뜻 깊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학생인 추성호(28)씨는 “오늘이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일어난 지 8주년이 되는 날이라, 추모도 하고 평화통일 관련 행사도 참여하려고 왔다”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남북관계가 안 좋아졌는데 예전에는 서울광장을 시민들에게 개방 안 하다가 이번 행사에 시민들에게 개방한 것이 신기하다. 아무래도 6.2 지방선거의 효과인 듯싶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가 운영 중인 청소년평화기자단의 홍정민(삼산고)ㆍ엄수민(양촌고)ㆍ허윤수(인명여고) 학생이 공동으로 작성했습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