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아동센터협의회 토론회…급식카드제 도입 중단 요구

▲ 2월 18일 한길안과 4층 강당에서 열린 ‘인천시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급식카드 도입은 아이들이 가정처럼 지내야할 지역아동센터를 식당으로 전락시킨다. 지자체는 (지원 예산 운용의) 투명성을 이야기하지만, 급식카드는 투명성과 전혀 상관이 없다. 아이들과 교사가 서로 상처를 받는 일만 생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시범적으로 지역아동센터에 급식카드를 도입해 이를 시행했던 ‘새날지역아동센터’의 시설장 김금자씨는 2월 18일 부평 한길안과 4층 강당에서 열린 ‘인천시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급식카드 도입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인천시가 전체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3월부터 도입할 계획인 급식카드의 문제점과 함께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인천광역시협의회(대표 인수영)가 마련했다.

김금자 시설장은 “지역아동센터에서 급식카드를 도입한 처음에는 아이들이 카드를 받으며 어른들이 사용하는 카드와 똑같이 생겨 신기해하고 좋아하지만, 카드를 사용하면서 아이들도 교사들도 서로 상처를 받는다”며 “아이들이 카드를 안 가져오는 일이 부지기수이고 월요일에는 3분의 1도 가져오지 않아, 결국 교사는 아이들한테 카드를 안 가져오면 지역아동센터를 못 오게 하겠다고 협박하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고 증언했다.

또한 “아이들이 지정 식당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지역아동센터에서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반찬이 나올 경우 카드를 안 가져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지정 식당에 가서 카드를 긁고 사먹기도 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일부 학부모의 경우 아이 카드로 본인이 배를 채우고 아이를 카드 없이 지역아동센터로 보내는 경우도 생기고, 지역아동센터의 모든 아이가 카드를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 차별도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시에서는 투명성을 위해 도입한다고 이야기했지만, 투명성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아이들한테 카드를 일괄적으로 걷어 그냥 다 긁어버리기 때문이다. 여러 문제로 서울시도 철회한 제도를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급식카드를 사용했던 학생도 “카드 사용 후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가 식당 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됐다”며 “학생들 사이에 차별도 생기고 나이 어린 학생이나 고학년이 근처 식당에서 가서 카드에 있는 돈을 뽑아 엉뚱하게 쓰는 상황도 생겼다”고 증언했다.

지역아동센터 급식카드 도입 문제에 앞서 유정은 성산효대학원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기관의 정체성을 가져야하며 아동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으며,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정부의 아동복지정책을 바꾸기 위해 지역아동센터가 나서야한다’는 내용을 발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2월 초 인천시의 지역아동센터 급식카드 도입 추진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가칭 인천지역아동센터대표자협의회와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인천여성회 등은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는 급식카드제의 시행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2월 19일자 <인천일보>는 ‘지역아동센터 급식카드제 추진에 대한 반발이 거세져 인천시가 사업 추진을 한 박자 늦추고 설문조사와 토론회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보도했으나, 인천시 아동청소년과 담당공무원은 이날 <부평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추진을 늦추거나 설문조사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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