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와 한자어의 합성에는 사이시옷 쓰지 않아

'시가'는 명사로서 시장에서 상품이 매매되는 가격을 뜻한다.  

횟집에 가면 가격 판에 '싯가'라고 쓰인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시장에서 상품이 매매되는 가격인 시장(市場)가격(價格)을 의미한다. 이를 합쳐 시가(市價)가 된 거다. 그렇다면 이를 표기할 때 '시가'라고 해야 할까, 아님 '싯가'라고 해야 할까?

보통 사이시옷은 고유어와 한자어의 합성에만 사용된다.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등 여섯 가지 경우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한자어와 한자어의 합성에는 거의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

우리말은 한자에서 온 게 많다 보니 합성어도 그런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위의 같은 경우 소리는 비록 [시:까]로 나지만 '시가'라고 적어야 옳은 표현이다.

이유는, 맞춤법 규정에 위 여섯 가지 말고는 한자어와 한자어의 합성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가, 대가, 소수, 호수, 이점, 대수, 초점이라 써야 바른 단어 표현이다.

시가가 市街인지 市價인지 모르겠고, 대가가 大家인지 代價인지, 소수가 小數인지 素數인지, 호수가 湖水인지 戶數인지, 이점이 二點인지 利點인지, 대수는 代數인지 臺數인지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애매한 규정 때문에, 한자 쓰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주 드는 보기가 '소장이 법원에 갔다'가 무슨 말이냐는 것이다. 연구소 소장이 법원에 갔다는 말인지, 공소장을 법원으로 보냈다는 말인지 모르니 한자를 써서 뜻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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