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오랜 반환운동 끝에 2003년 3월 반환결정이 발표되고 2008년에는 반환될 것이라던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의 반환시기가 오리무중이다. 미군기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을 비롯해 인천시민들은 미군기지가 품으로 돌아올 날만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 답답한 심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속 시원하게 반환시기를 알려주는 곳은 없다. 지방자치단체나 국방부, 주한미군 모두 꿀 먹은 벙어리 같다. 다른 언론보도와 <부평신문>이 입수한 정보를 종합하면, 2019년 전후에나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알려진 계획보다 10년이나 더 걸리는 셈이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부평미군기지 반환시기가 평택미군기지 조성 시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캠프마켓의 빵 공장과 전투화 공장, 폐품처리소(=주한미군 물품 재활용 유통센터) 등 의 시설은 평택미군기지가 조성되면 옮겨가게 돼있다는 것이다.

미군은 용산기지와 의정부, 동두천에 있는 미2사단을 평택기지로 통합시키는 시기를 당초 계획한 시점보다 1∼2년가량 늦추자는 의견을 국방부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용산기지는 2014년까지, 미2사단은 2016년까지 평택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보급창 기지 역할을 담당하는 캠프마켓은 용산기지와 미2사단 등 전투부대의 이전이 완료된 후 이전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져, 캠프마켓의 이전 시점은 2019년 전후에나 가능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군은 내년 초까지 15억원을 투입해 캠프마켓의 기존 낡은 제빵 시설을 전면 교체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캠프마켓의 현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인천시와 국방부가 캠프마켓 안에 있는 폐품처리소 시설 이전을 미군 측과 협의해왔으나, 폐품처리소가 옮겨가기로 계획됐던 김천시 아포 신설 기지 조성에 대해 미군 측이 제동을 걸어 캠프마켓 폐품처리소 시설 이전 또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방부와 미군은 시민들에게 약속한 반환 시기를 어긴 것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다. 반세기가 넘게 부평 도심 한가운데를 차지한 미군기지로 인해 주민들이 당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방부와 미군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전시기를 분명히 해 주민들의 답답증을 풀어 줘야 한다. 또한 이곳에 들어설 도시계획시설 등을 결정해 고시한 인천시는 이전시기를 확답 받고 거기에 맞춰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야한다. 기지와 그 주변 환경오염에 대한 치유와 들어설 시설에 대한 구체적 설계, 설계와 건립에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인천시가 할 일이다.

국방부와 미군이 제시하는 이전시기가 너무 늦다면 필요 없는 시설 부지를 먼저 양도 받아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시가 앞장서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캠프마켓 시설들은 주한미군에게 중요도가 크게 떨어지는 지원시설로, 굳이 평택기지가 조성될 때까지 폐쇄 또는 다른 곳으로 이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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