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자 정부는 20일 광역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 회의를 열어 9~10월 열리는 대규모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 또는 취소할 것을 요청했다.

또, 2000명이상 모이는 실내행사와 국제행사를 집중관리 대상으로 정해 개최 전 예방대책 수립과 행사장 내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행사 중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행사일정을 변경하거나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런 권고에 앞서 제주도는 지난 12일 열린 제주국제관악제에서 참가자 26명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밝혀지자 마지막 날 공연을 취소했다. 충주시는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릴 예정인 세계무술축제를 참가국 대부분이 신종플루 환자 발생지역이고 참가자들이 합숙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취소했다. 경기도도 평화마라톤대회, 우수상품박람회, 기능성게임페스티벌 등의 행사계획을 수정할 계획이란다. 건강과 생명을 우선하는 당연한 조처다.

그러나 인천시는 지역사회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 앞으로도 두 달이나 남은 세계도시축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않고 있다.

<부평신문>은 지난주에도 ‘사설’을 통해 인천시가 도시축전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해야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신종플루를 대비해 도시축전 행사기간 등을 축소해야한다는 지역사회 목소리도 전했다. 그러나 인천시 관계 공무원들은 도시축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신종풀루 감염 상황조차 쉬쉬하고 있다.

21일 현재 인천지역 신종플루 감염 확진 환자는 175명으로 이중 40명이 병원이나 자택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에는 부평의 한 어린이집에서 유아 7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감염으로 인한 집단감염으로 추정된다. 인천지역 한 고등학교는 2명의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 휴교 조치했다. 보건소는 신종플루 의심환자의 상담과 검진으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보건소 인력확충은커녕, 도시축전 행사를 안내하고 진행할 공무원을 파견해달라고 군·구에 요청했다. 시민 건강은 뒷전인 셈이다.

더위가 가시는 9월이면 신종풀루의 감염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문제는 이 시기에 학생들의 도시축전 단체관람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 있다. 인천시와 시교육청은 2학기 들어 20여만명의 학생들을 체험학습 등의 명목으로 도시축전 행사장을 찾게 할 계획이다.

인천시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걸려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인천시민들은 도시축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랐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인천시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바라건대, 인천시는 도시축전 행사일정을 전면 조정해야한다. 아울러 신종플루에 대한 면밀한 대책을 수립해 인천시민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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