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여성] 이금남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청소년지도사

▲ 이금남 청소년지도사.
“청소년지도사가 청소년들을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청소년들이 많이 달라진다. 자기 꿈을 갖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동기를 부여하는 지도사가 돼야한다. 너무 친절한 지도사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이 학교 밖에서 세상이나 기성세대와 소통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의 청소년지도사인 이금남(산곡3동ㆍ34ㆍ사진)씨는 청소년지도사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1976년 충청북도 충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부평구 산곡동으로 이사를 온 뒤로 계속 부평에서 살았다. 산곡초등학교와 부평서여자중학교, 명신여자고등학교를 다닌 이씨는 고등학교 시절 연극동아리와 탈패 활동을 하며 청소년단체 일을 하게 됐다.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의 전신인 청소년생활문화마당 ‘내일’에서 활동했던 것이다.

레크리에이션의 귀재…학교에선 인기 짱

이씨는 ‘내일’ 활동을 하며 레크리에이션에 대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다. 그 재능은 훗날 수련원의 레크리에이션 강사 생활을 하고 청소년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씨가 처음 레크리에이션을 접한 것은 고교 2학년, 당시 ‘내일’에서 진행하는 계절학교의 앞풀이 사회를 맡아 참가 청소년들에게 게임과 율동을 가르치다가 재능을 발견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렇게 잘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학교 체육대회 때 학급 응원단장을 맡았고 그것이 교장의 눈에까지 들어가 전교생 앞에서 레크리에이션을 하게 된다. 그 때부터 학교에서는 유명인이 됐다. 교사들은 졸업하면 레크리에이션학과를 가라며 아는 사람들을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이씨는 전교에서 유명인이 되기 전에도 학교에서 인기가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중성적인 매력을 풍긴 데다, 연극부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어떤 친구는 1년 치 용돈을 모아서 당시 비싼 메이커의 가방과 신발, 티셔츠까지 풀세트로 사주기도 했고, 한 후배는 매일 장미꽃을 선물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얼굴도 모르는 동기가 반에 찾아와 사진을 한번만 찍어달라기도 했다. 이씨는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지만 어렸을 적부터 커트머리를 지속해왔기 때문에, 여고라는 특성 때문에 그랬지 않았겠냐”며 웃었다.

그는 중성적인 성격과 목소리가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며,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청소년들이 집중해서 교육을 듣도록 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고 들려줬다.

졸업 후 회사 다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청소년지도사로

졸업 후 신발공장에서 일을 했던 이씨는 일을 그만두고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을 따 청소년수련원 캠프에서 5년 동안 일을 한다. 그러며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땄고 2001년 결혼하면서 캠프일을 그만둔다. 그 후 2003년부터 인천시청소년회관에서 계약직으로 일을 하다 그만두고, 청소년지도에 고민을 가지게 했던 ‘내일’로 2007년 다시 돌아간다.

“인천시청소년회관에서 일할 때는 공무원들과 함께 일을 했는데, 진정으로 청소년을 위해서 고민하고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아니라 예산 집행을 위해 대충, 형식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고 갈등을 많이 했다”며 “이 안에서 계속 일을 하다보면 나도 그렇게 안주하며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뒀고, 내 고민을 함께 나누고 펼칠 수 있는 ‘내일’로 다시 들어왔다”

이씨는 인천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청소년시설이 너무 적어 동네마다 청소년문화의집 같은 게 많이 있어야 청소년들이 동아리, 문화 활동을 쉽게 할 수 있는데 그러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한 청소년에게 필요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청소년 관련 시설장들을 뽑아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소년지도사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청소년지도사는 비정규직이다. 근무 조건도 열악하고 임금도 적은 편이다.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청소년 관련 행사가 주말에 많아 평일에 하루정도 쉴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서류를 제출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자기계발을 하기가 어렵다.

이씨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활동과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함에도 오히려 업무에 치어 자기계발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지금은 일제고사 부활 등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청소년을 만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이씨는 ‘내일’에서 중ㆍ고등학생 13명과 함께 청소년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과 관련된 관심분야나 사회 이슈에 대한 자료를 모으거나 강의를 듣고, 기자단이 서로 토론하고 관련취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기자단이 취재한 것을 모아 연말에는 소식지를 만들려고 고민 중이다.

이씨의 활동으로 인천지역 청소년들이 세상이나 기성세대와 소통하고 올바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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