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기념관 표지석, 연수구 흥륜사 정토원 현판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 현판 교체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았지만, 인천에 전두환 씨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바로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표지석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표지석. 맨 밑에 '전두환 대통령'이 쓰여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고 보전하기 위해 건립돼, 1984년 9월 15일 개관했다. 건립비용은 43억 원. 시비 28억 원에 시민들의 성금 15억 원이 투입됐다. 2003년 5월 30일엔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현충탑 아래에 설치한 표지석에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막아야하며 이런 비극이 이 땅에 또다시 되풀이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 길은 국력을 신장시켜서 평화적 통일을 성취하는 길 뿐이다”라고 쓰여 있다. 글쓴이는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돼있다.

인천에 남아있는 전두환 씨의 흔적은 이뿐만이 아니다. 연수구 송도에 있는 흥륜사 정토원의 현판도 전두환 씨의 글씨다. 흥륜사는 1367년 나옹 화상이 개창했다. 당시 이름은 ‘청량사’였는데 1592년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1932년 진명대사가 암자를 다시 짓고 절 이름을 ‘인명사’라 했다. 1966년에 법륜 화상이 주지로 부임한 뒤 40년이 지나 흥륜사로 이름을 고쳤다.

이곳에 흥륜사가 관리하는 봉안당이 있는데, 이름이 정토원이다. 흥륜사는 2000년 정토원 개장 행사에 참석한 전두환 씨가 써준 글씨를 본떠 현판을 제작했다.

전두환 씨는 현재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인데,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재판이기도 하다. 특히 전일빌딩 10층에 남은 탄흔이 헬기사격에 의한 것인지가 중요 쟁점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의 기념탑 내 글귀에도 전두환씨의 흔적이 남아있다.

5ㆍ18기념재단 관계자는 <인천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 전두환 씨의 글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흥륜사 정토원 현판과 더불어 교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지역 단체와 협력해 시민들과 지방자치단체에 5ㆍ18 관련 진실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표지석을 두고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개관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 씨가 와서 기념 표지석을 세운 것일 뿐”이라며 “특정인을 기리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흥륜사 정토원 관계자는 “현판을 교체하는 데 1000만 원 정도 소요된다”라며 “신도들과 상의해야할 일”이라고 했다.

한편,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전두환 씨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전두환 씨의 친필로 만든 현충문 현판을 5월 29일 떼어냈다. 이 현판은 현충원 준공 당시 설치돼, 35년 만에 교체된 것이다. 새 현판에는 안중근 의사의 서체가 사용됐다. 안중근체는 안 의사 순국 110주년을 기려 안 의사가 자필로 남긴 ‘장부가’의 원본을 토대로 지난해 만들어졌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