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응급진료팀 배치하고 야간버스 증대해야”
“똑같이 의료보험비 내는데 배타고 육지 가야 진료 가능”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의료시설과 교통이 열악한 인천 옹진군 서해5도의 여건을 개선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는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 섬들의 열악한 의료시설을 지원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인도길 설치와 야간버스 증대를 요청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28일 현재 32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26일 새벽 500톤급 경비함정을 급파해 응급환자를 긴급이송했다.(사진제공ㆍ서해5도특별경비단)

게시물을 작성자는 “한 달 전 사고로 골절을 당해 백령도 내 병원을 찾았으나, 엑스레이 진료상 타박상으로 나타나 약을 먹었다”며 “이후 통증이 계속돼 전문 외과 진료를 받기 위해 군 시설 의무중대를 갔으나 의사가 없어 결국 육지로 나와 정밀진단을 받고 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백령도에는 백령병원과 군병원이 있으며, 둘 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가 있다. 그러나 전문의가 없어 CT진료를 받지 못했다”며 “두 병원이 종합병원급은 아니지만, 개인병원도 아닌데 진료과가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최근 백령도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도 의료시설과 교통이 열악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백령도에서는 생후 50여 일 된 아이를 둔 20대 여성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에 이송됐지만, 열악한 여건상 응급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응급헬기는 기상악화로 뜨지 못했다. 결국 응급수술 의료진이 배를 타고 들어가 수술했지만, 사고를 당한 여성은 골든타임을 놓쳐 끝내 사망했다.

지난 26일에도 연평도에서 장폐색 증상이 의심되는 79세 여성이 인천항으로 긴급 이송됐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짙은 안개로 헬기 이송이 불가해 인근 500톤급 경비함정을 급파했다.

이처럼 서해5도는 주민들의 주거·안전 여건이 열악하다. 작성자는 “백령도는 군인과 어민, 노동자를 포함해 1만 명이 사는 작은 도시”라며 “섬이라는 이유로 관광상품 특산물 등 외부적인 요소로만 변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섬 주민도 국민이며 의료보험을 납부하고 있지만, 다양한 진료를 보는 병원이 부족해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백령도에서는 저녁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고 인도길이 없다. 이 점이 음주운전을 만들고 교통사고를 만드는 원인”이라며 “음주운전이 올바른 행동이 아니고 섬 주민 인식도 바꿔야 하지만, 교통시설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령도 내 응급수술이 가능한 전문의료팀과 다양한 진료과를 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파출소 인력 보충으로 음주단속을 강력히 하고, 야간버스와 보행로를 확충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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