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1만4000명 늘어... 인천 일자리 2만5000명 감소
임금상승 둔화… 전체 일자리 줄고 1인당 노동시간 늘어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고용지표가 눈에 띠게 악화됐다. 국내 사업체에 속한 종사자 수가 지난달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4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822만4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36만5000명(2.0%)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는 역대 최대 감소 실적이다. 사업체 종사자는 고용노동부가 조사를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꾸준하게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처음 22만5000명 감소한 데 이어, 4월에 36만5000명으로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반적으로 사업체 종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고용 충격은 비정규직 등 임시직 일자리에서 크다는 게 이번에도 입증됐다.

종사자 감소 폭을 보면 중 상용직은 작년 동월보다 13만300명(0.9%) 감소한 데 그쳤다. 하지만 임시직·일용직은 14만4000명(7.9%) 급감했고 기타 종사자도 8만7000명(7.5%) 감소했다.

기타 종사자는 일정한 급여 없이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학습지 교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이 다수다.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감소했다.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만4000명(0.5%) 증가했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는 37만9000명(2.4%)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업 종사자가 16만6000명 줄어 가장 심한 고용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뒤를 이어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 9만3000명 감소, 여행업 등 사업시설관리업 5만9000명 감소, 도·소매업 5만5000명 감소했다.

국내 뿌리산업의 토대이자 일자리 창출의 바탕이 되는 제조업 종사자도 5만6000명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종사자는 지난 2월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3∼4월 연속 감소 폭이 확대됐다.

신규채용과 복직을 포함한 지난달 사업체 입직자는 작년 동월 대비 6만9000명(7.7%) 감소했고, 이직자는 7만6000명(9.5%) 증가했다.

입직자 중에서도 채용은 11만2000명 감소했고, 전입과 복직 등 기타 입직은 4만3000명 증가함으로써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이직자 유형을 보면 해고를 포함한 비자발적 이직은 8000명(1.8%) 줄었고 기타 이직은 10만명(174.0%) 급증했다. 기타이직 급증은 무급휴직 증가에 따른 것으로 아직까진 고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민사회단체가 29일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고용위기를 막기 위해 5월 임시국회에 고용안전망 강화를 촉구했다.(사진제공ㆍ참여연대)

인천 2만5000명 감소… 코로나19로 임금 상승도 둔화

시·도별 사업체 종사자를 보면 코로나 발생 초기인 2월만 해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 감소가 국한됐지만, 지난달에는 거의 국내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

서울의 경우 11만7000명 감소했고, 뒤를 이어 경기 7만2000명, 대구 3만2000명, 부산 2만8000명, 인천 2만5000명, 경북 2만3000명, 경남 1만7000명, 대전 1만4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는 임금 조건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3월 기준 임금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47만3000원으로 2.3% 증가했다. 이중 상용직은 1.1% 증가한 364만1000원, 임시일용 11.1% 증가한 166만 원으로 조사됐다.

상용직의 경우 최저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액급여가 둔화하고 초과근무 수당 등이 감소하면서 임금 상승이 저조했다.

임시직과 일용직이 경우 실질 임금이 상승한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업종 등에서 임시일용직 종사자 수가 감소한 데 따른 전체 평균 임금이 상승한 효과이다.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기업은 0.3%(511만6000원) 증가했고, 300인 미만 기업은 2.5%(315만2000원) 증가했다.

300인 이상 업체의 임금상승률 둔화는 코로나19 영향 외에도 지난해 지급한 일부 제조업의 성과급과 임금협상타결에 따른 임금인상소급분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전체 일자리는 줄었지만 1인당 노동시간은 늘어

일자리가 줄었지만 1인당 노동시간은 오히려 늘었다 3월 기준 노동자 1인당 월평균 노동시간은 전년 대비 7.3시간 증가한 168.6시간으로 조사됐다. 상용직이 6.5시간 증가(175시간) 했고, 임시일용직은 4시간 증가(98.5시간)했다.

3월 노동일수가 전년대비 2일이 증가했음에도 상용직 노동자의 노동시간의 증가폭이 크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은 전년 동월 대비 10.4시간 증가한 172시간, 300인 미만은 6.6시간 증가한 167.9시간을 기록했다.

300인 이상은 상용직 노동자의 비중이 높아(약 97%) 노동시간이 노동일수의 영향을 크게 받으나, 300인 미만은 시간이 짧은 업종·임시일용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노동일수의 영향이 작은 데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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