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VIP환자 발열체크 없이 병원 들여보내
직원들, “VIP는 코로나 감염 빗겨가나” 공분
해당 부서장 “발열체크 신경 못써 죄송” 사과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학원강사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가천대 길병원이 ‘VIP’ 환자에게 발열체크를 열외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길병원에는 국가지정 음압병동이 있어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길병원 직원들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20분께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길병원 본관 앞에 내린 한 환자는 배웅을 나온 길병원 부서장 A씨로부터 스티커를 부착받고 병원 본관으로 들어갔다.

길병원 건물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직원이나 환자 모두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과 발열체크, 인적사항 기입 후 스티커를 붙이고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탄 환자는 발열체크도 없이 배웅나온 부서장에게 스티커를 받고 건물에 바로 들어간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직원들 사이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직원들은 “고급 승용차 타고 내리면 발열체크도 안했는데 병원 관계자가 나와서 스티커를 붙여줘되 되는 거냐” “VIP는 코로나19 감염을 빗겨가는가” “귀하신 분은 발열체크 안하고 줄 서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거냐” “주말에도 직원들한테는 ‘뭐하지 마라’ 이러면서, 몇 달 동안 코로나19에 맞서서 싸우고 있는 직원들을 모독하는 행위가 아닌가” 등의 글을 쓰며 공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길병원 부서장 A씨는 “VIP 환자는 맞는데, 오전에 갑자기 방문 연락을 받고 정신이 없어서 발열체크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 해당 환자는 일하는 곳에서 발열 등 관리를 하고 있다”며 “병원과 관계 없이 개인적으로 잘못한 일로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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