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일대 땅굴 조사, 일제강점기 조병창 시설 추정
건설 주체와 시기, 용도 등 파악 예정…유물 발굴 추진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내 지하시설 조사가 시작된다. 이 지하시설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 제조공장인 조병창 검사시설과 창고시설 등의 용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시는 국방부ㆍ문화재청ㆍ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부평미군기지 반환지역인 캠프마켓 일대 땅굴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조사 목적은 땅굴 등 지하시설을 만든 주체와 시기, 용도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지하시설이 일제강점기 조병창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일제강점기에 조성됐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 땅굴 전체 규모를 확인하고 내부 유물 등 발굴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평미군기지 전경. (사진제공 인천시)

전문가들 의견처럼 땅굴이 조병창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일제의 한반도 수탈 증거로 ‘네거티브 문화재’가 될 수 있다. 네거티브 문화재는 어두운 역사를 보여주는 일제강점기 유산 등을 일컫는다.

문화재청은 2014년에 부평미군기지 건축물 등을 조사할 때 캠프마켓 지하시설 출입구를 확인했다. 지하시설의 정확한 용도나 조성 시기 등은 파악하지 않았다.

시는 최근 지하시설 출입구에 쌓인 토사 등을 걷어내고 내부를 확인했다. 출입구는 직사각형 형태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높이 2m, 폭 7m 규모다.

지하시설 내부는 현재 토사ㆍ건설자재ㆍ쓰레기 등으로 막혀 있어 진입이 어려운 상태다. 시는 걷어냈던 출입구 토사를 안전문제로 다시 메웠다.

조병창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도 조병창에 지하시설이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국사편찬위원회가 조병창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 12명의 증언을 모아 발간한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조병창 사람들’이란 제목의 증언집에는 지하시설 관련 내용이 나온다.

이들은 조병창에서 제작한 총과 칼을 검사하는 지하벙커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땅굴이 다수 있었으며, 이중 일부는 조병창에서 제작한 무기를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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