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칼럼| 인천e음 기금 설치, 조례 개정 서둘러야
|신규철 칼럼| 인천e음 기금 설치, 조례 개정 서둘러야
  • 인천투데이
  • 승인 2020.05.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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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인천투데이] 오늘 아침 눈을 뜨니 불현듯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귀가 떠올랐다. 어렸을 때 한 어린 소녀가 무릎 꿇고 앉아 하늘을 쳐다보며 기도하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그 액자 속 소녀의 눈빛이 얼마나 간절했던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이미지가 또렷이 기억난다. 그때 그 사진액자 속에 사진과 함께 적혀 있던 표어 같았던 구절이다.

이태원 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 전체가 뒤숭숭하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외출한다고 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이런 현대 사회를 ‘위험사회’라고 규정했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나만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바이러스 전염병 창궐 같은 지금의 현상은 개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위기들이다.

그러므로 그 대응방안은 전 사회적으로 이뤄져야한다. 최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전 국민에게 지원하는 것으로 결론 났지만, 상당히 철학적인 문제다.

어찌됐던 지금과 같은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지역화폐의 존재가치가 더욱 조명 받고 있다. 인천e음은 그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폐업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ㆍ중소상인을 돕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을 3조원 추가 발행하고 할인혜택도 10%로 확대했다. 그 결과 인천에선 3월 1883억 원, 4월 2168억 원, 5월 하루 평균 88억7000만 원씩 사용되고 있단다. 이는 3인 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월 15만 원씩 소비복지를 지원하는 셈이다.

그리고 정부가 지원하는 저소득ㆍ차상위계층을 위한 소비쿠폰도 인천은 인천e음을 통해 약 11만 명에게 가장 신속하게 지급했다. 그 결과 가입자가 11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9일에 국회가 어렵사리 열렸고,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이 2018년에 발의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이 법의 제정 취지는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상권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조례에 근거해 발행ㆍ유통해 지역 내 영세ㆍ중소상공인의 소득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의 장이 발행하는 상품권의 발행ㆍ유통 등에 관한 사항을 법률에 규정하되 그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은 지자체의 조례 등에 위임함으로써, 지자체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사랑상품권의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법은 지역사랑상품권의 유효기간을 발행일로부터 5년으로 하되 단축이나 연장할 수 있게 했으며, 상품권을 불법으로 환전하지 못하게 하고 위반 시에는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지자체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ㆍ판매ㆍ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고,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기금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인천e음 발행의 근거가 되는 ‘인천사랑상품권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는 기금 설치 규정이 없다. 서구는 ‘서로e음’을 발행하면서 기금으로 운영하게 조례를 설계했다. 그동안 상위법이 제정되지 않아 기금 설치 조례 관련 논란이 많았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이제 불필요한 논쟁 없이 조례를 개정할 수 있게 됐다.

인천e음의 특성상 캐시백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서는 기금 방식이 더 효율적이다. 캐시백 지원과 위탁운영비ㆍ홍보비 등에 사용되는 기금의 재원은 시 일반회계의 전출금으로 조성된다. 특히 시와 인천e음 대행사 간에 체결한 협약서에는 충전선수금 이자수익과 사용기한이 지난 낙전 수입 등을 기금으로 전출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이런 협약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시가 대행사와 공동 개발한 ‘지역화폐 플랫폼’의 공동 특허권자로서 지위를 갖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시 조례 개정으로 기금이 설치되면 작년과 올해 인천e음 충전선수금 계좌(수시 입출금통장 연리 0.1%)에 쌓인 이자수익 5600만 원가량을 기금으로 전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인천e음의 효율성과 투명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시는 관련 조례 개정 작업을 서둘러 추진하고, 여기에 인천시의회도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