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칼럼] 코로나19와 성찰적 근대화
[사회복지칼럼] 코로나19와 성찰적 근대화
  • 인천투데이
  • 승인 2020.05.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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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용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전용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인천투데이]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일상에 쉼표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공포가 엄습하면서 집안에서 활동해야하고, 잠깐이라도 다른 사람이 스쳐지나가도 마스크 쓰기가 바쁘다. 당연한 일상 공간이었던 학교, 회사, 종교ㆍ문화시설 등도 불안하기만 하다.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한 복병에 전 세계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가 멈춰서고 있다.

일찍이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우리가 사는 ‘근대 사회’를 각종 위험이 만연한 ‘위험사회’로 규정했다. 경제적 이익과 발전을 위해 자연을 마구잡이로 파괴한 결과로 나타난 지구 온난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 원전 사고는 대표적 위험이다. 세계인 누구도 이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전염병은 중세시대에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전염병은 ‘근대화’로 인해 더욱 빨리 확산되는 세계적 위험이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사람들은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밀집된 공간에서 일상 활동을 한다. 세계화로 손쉽게 국경을 넘나들면서 사람 간 감염이 급속도로 이뤄졌다.

코로나19로 멈춰진 일상은 근대화된 사회의 보이지 않는 현재와 미래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만든다. 영국의 사회학자 기든스는 근대 세계를 ‘크리슈나레의 수레’라며, 근대성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우리를 위협하고 스스로 산산이 쪼개질 수 있는, 고삐 풀린 채 질주하는 거대한 힘을 소유한 수레와 같다고 지적한다.

근대화로 우리는 경제 성장과 생활의 편리함을 얻었지만, 자본주의는 ‘고삐 풀린 채’ 질주하면서 과잉생산과 유효수요 부족으로 인한 내재적 불안을 안고 있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만 운영되는 자연 파괴적이고 소비주의적인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더욱이, 자본주의는 세계에서 심각한 불평등을 심화하고 수많은 불안정 노동자와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앞으로 효율성과 자본 이익의 극대화를 강조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AI’로 상징되는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면서 이 같은 문제를 심화할 것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이른바 비대면의 ‘언택트(untact) 문화’가 도래하면서 자본가들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상의 교육ㆍ상담ㆍ쇼핑ㆍ결제 등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대면 교류가 감소하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소외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사회적 교환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등한 가치가 있는 자원(물질적ㆍ경제적ㆍ정서적ㆍ사회적 자원)을 서로 주고받아야 그 관계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비대면 문화가 늘면서 사회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노인ㆍ장애인ㆍ정신질환자들의 사람들과 상호작용과 활동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근대화된 현재와 미래의 자본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