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매출액 반토막, “유동성 부족 3개월 버티기 힘들어”
경제 해외의존도 높아 피해 극심, ‘리쇼어링’ 지원 필요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자 수출입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단지가 많은 인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이 성공을 보이며 안정세를 보이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매일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방역대책 펼치며 경제활동도 줄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주요 거래국의 소비 감소와 생산·거래 중단으로 이어져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평국가산업단지 전경.(사진제공 부평구)

2018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과 수입 비중은 각각 35.2%와 31.1%이다. 이는 일본이나 중국보다 높은 수치로 경제의 해외 의존도가 상당한 상황이다. 2017년 기준 일본과 중국은 수출입 비중이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가운데 주요 교역국이 입국금지와 심사 강화, 이동제한 등을 조치하며 운송차질이 생기고 무역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국내 수출·입 관련 중소기업은 무역거래를 위한 해외 방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입국을 금지했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83개국이다. 이는 유엔 회원국(193개)의 94.8%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월 초 102개국(52.8%)에 비해 1.8배 증가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 줄어든 369억2000만 달러를 나타냈으며, 수입은 15.9% 감소한 378억7000만 달러를 보였다.

주요 국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할 경우,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금유동성이나 대응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원자재 수입 차질이 매출액 감소와 직결된다.

인천 중소기업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월 인천 남동·부평·주안산업단지 세 곳의 수출실적은 모두 20%포인트 내외곤두박질 쳤다. 아울러 생산률과 공장가동률도 전달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인천의 산업단지는 총 15곳으로 입주업체가 1만1000여개, 고용인원은 16만8000여명 규모다.

지난 4월 중소기업연구원이 국내 672개 제조 중소기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섬유 관련 중소기업이 수출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부자재 수급 차질이 미치는 영향은 가전·2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업종에서 크게 나타났다.

또 전년 대비 매출액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섬유(59.2%), 일반기계(28.0%), 가전(28.0%), 2차전지(25.0%) 순으로 나타났다.

경영자금 운용 여력 면에서는 업종에 따라 상이하나, 중소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채 3개월을 버티기 힘들다고 답했다. 이에 최종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긴급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고용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선제 고용안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운영하는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움직임도 보인다. 전체 응답기업 672개 중 해외 공장을 보유한 기업은 79개이며, 이 중 20.2%가 리쇼어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제전문가들도 리쇼어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가치사슬 대신 지역가치사슬이 부상함에 따라 체계적인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고기술 중소기업 대상 공장설립 규제 한시적 완화 ▲생산단가 절감을 위한 리쇼어링 중소기업 대상 스마트공장 우선 지원 ▲규제자유특구와 리쇼어링 중소기업 연계 등이 거론된다.

현재 상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재성 연구위원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홍보하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국 제품 및 서비스(브랜드 K)의 수요를 분출하는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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