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5월 25일~6월 5일 접수 당선작 500만원 상금
"아트센터 흔해 독창적인 명칭 필요"... 시, 일제잔재 조사중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아트센터 인천’의 명칭을 재 공모한다고 밝혔다. 새 명칭 공모 기간은 이달 25일부터 6월 5일까지다. 당선작 상금은 500만 원이다.

아트센터 인천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국제업무단지에 있는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지난 2018년 11월 1단계로 콘서트홀과 다목적홀을 개관했다.

아트센터 인천은 2015년 4월 정한 이름이다. '인천이 예술의 중심'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아트센터라는 명칭이 흔해 특성이 없고, 문화예술시설을 뛰어넘는 특색 있는 명칭이 필요하다며 변경을 추진키로 했다.

인천경제청이 정한 명칭 선정 기준은 참신하고 독창적이며,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명칭,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명칭이다.

인천경제청은 특히, 국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정체성을 함축해 표현하고, 타 지역 공연장ㆍ문화공간과 차별화되는 독창성을 지닌 명칭에 높은 점수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시민이 아니더라도 지역 제한 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 홈페이지에서 응모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로 5월 25일~6월 5일 기간에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공모 내용은 아트센터 인천 홈페이지(www.aci.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인천경제청은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6월 중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선작 1편에는 500만 원, 우수작 2편에는 100만 원, 가작 2편에는 50만 원 상금이 지급된다.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독창적 문화예술 콘텐츠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문화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아트센터 인천의 새로운 명칭을 공모하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지역 공연장을 넘어서 특색 있고 고유 명사화 할 수 있는 독창적인 명칭을 제안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트센터 인천 외관과 주변 전경(인천경제청 제공).

인천경제청이 ‘아트센터 인천’ 명칭을 변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송도국제도시 일부 주민단체는 명칭에 ‘송도’를 넣을 수 있는 기회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아트센터 인천’이 송도를 대표하는 명소가 될 곳이기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뉴욕 모마뮤지엄처럼 그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물이 생각날 수 있게 송도국제도시에 걸 맞는 명칭이 나오길 기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송도는 일제 잔재에 해당하기 때문에 송도라는 지명을 국제적으로 계속 사용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미 인천시는 일제 잔재 지명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는 일제 건축물ㆍ지명ㆍ기념물 등을 조사한 뒤 연구서를 발간할 예정이며, 전문가 학술토론회 등을 거쳐 일제 지명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송도는 인천에 남아있는 대표적 일제 지명에 속한다. 송도(松島)는 ‘소나무 많은 섬’으로 잘못 알려졌는데, 인천에 송도(松島)란 이름의 섬이 없었다. 실은 일제 군함 이름에서 따왔다.

일제는 1930년대 후반 현 ‘송도유원지’ 터에 ‘송도유원지’를 만들면서 ‘송도’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송도’는 의정부와 부산에서도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일제 잔재에 해당한다.

‘송도’라는 지명은 일본제국주의 군함에서 비롯했다. ‘송도’는 일본 3대 절경 중 하나인 미야기현(宮城縣) 마츠시마(松島)를 뜻한다.

일본은 이 3대 절경을 기리는 뜻에서 군함 ‘삼경함(三景艦)’을 취역시켰다. 이중 송도함 즉, 마츠시마함은 조선에서 치러진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참전해 승리했다.

송도함은 동학농민운동 이후 인천항을 수시로 드나들던 4000톤 급 순양함으로 선내 폭발로 침몰한 지 28년이 되던 1936년 인천부 문학면 옥련리의 정명(町名)으로 부활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