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테마파크 토양오염정화 행정명령 기간 올해 12월까지
연수구, "행정명령 불이행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벌금"
인천평화복지연대, “테마파크 의지 없어...도시개발 취소해야”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부영그룹(이중근 회장)이 행정소송 패소에도 불구하고 송도 땅 토양오염정화 행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부영이 오염정화에는 정작 관심이 없고, ‘개발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부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인천 연수구는 행정명령 불이행 시 토양환경보전법 위반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8년 12월 연수구(구청장 고남석)는 부영그룹이 도시개발사업과 유원지 개발(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2015년 10월 매입한 연수구 동춘동 송도테마파크 예정지 일원에 대한 토양오염 정화를 명령했다.

그러나 부영은 토양오염정화를 명령한 구의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명령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2019년 3월 제기했다. 부영은 연수구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천지방법원은 올해 2월 토양오염정화를 명령한 '연수구의 행정처분이 문제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 뒤 부영은 바로 서울고법에 항소했다. 아직 2심 공판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부영의 송도 개발사업은 도시개발사업과 테마파크 사업(유원지 개발사업)으로 구성된다. 이중 테마파크 사업은 동춘동 911번지 일원 49만9575㎡(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유원지로 개발하는 사업이고, 도시개발사업은 바로 옆 동춘동 907번지 일원 약 53만8000㎡를 공동주택(약 5000세대)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테마파크사업은 이 도시개발사업의 인허가 조건이다. 송도 테마파크 사업이 취소되면 도시개발사업도 나란히 취소되는데, 현재 테마파크 사업의 실시계획인가가 실효 된 상황이다. 부영은 이 실효 또한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

앞서 얘기한대로 부영은 두 개발사업을 위해 2015년 10월 해당 토지를 매입했다. 문제는 이 토지가 과거 비위생 매립지이고, 토양오염이 확인된 지역이라 개발을 하려면 먼저 오염을 정화해야 한다.

매립지 지하에는 각종 생활쓰레기와 산업폐기물 등 54만여 톤이 매립돼있다. 이미 토양오염 조사 결과 벤젠ㆍ비소ㆍ납ㆍ불소 등이 검출됐다.

이에 2017년 11월 연수구에서 열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매립폐기물 전량 처리를 요구했다. 하지만 부영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일부만 처리하겠다고 했고, 주민설명회에선 ‘적법한 처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부영그룹 송도테마파크 예정부지와 도시개발사업 예정부지 일부 전경.

“오염정화 의지 없고, 테마파크 개발 더욱 의지 없어”

연수구가 비공개 하고 있어 테마파크 예정지 전체의 토양오염 실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순 없다. 다만, 연수구가 발표한 행정명령을 보면 심각함을 유추하기 어렵지 않다.

연수구가 2018년 12월 처분한 토양정밀조사 행정명령을 보면 예정지에는 발암물질인 비소를 비롯해 납, 벤젠, 불소, 아연,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토양오염우려기준(2지역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납의 경우 2지역 기준치(400)의 9배가 넘는 3696㎎/㎏, 아연(600)의 경우 50배가 넘는 3만8㎎/㎏가 검출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토양오염이 심각한데도 오염 정화는 뒷전이고 ‘명분 없는 소송’으로 시간을 끌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연수구의 오염정화 행정명령 기간은 올해 12월까지 2년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올해 12월까지 행정명령 기간이라 중간에 강제할 수 있는 어떤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한 뒤 “다만, 토양환경보전법에 오염정화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발하게 돼 있고,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밝혔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신규철 정책위원장은 “부영은 테마파크 개발에도 의지가 없을뿐더러, 토양오염정화에는 더더욱 의지가 없다. 오로지 도시개발사업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을 뿐이다”며 “의지가 있다면 서둘러 정화하고, 테마파크를 개발했어야 했다. 시는 부영의 도시개발사업을 서둘러 취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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