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IBS타워로 8월께 이전 “지금, 임차료 비싸고 공간 좁아”
“지역 경제 위축, 관계 기관 협력 불편…내항 건물 활용해야”
인천항만공사, “불편 없게 고객 지원 사무실 유지할 것이다”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인천항만공사(이하 항만공사)가 인천내항 인근에 있는 본사를 송도로 이전한다고 밝혀, 항만업계와 중구지역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항만공사는 지난 27일 항만위원회를 열고 사무실 임차비용 절감과 사무 공간 효율화를 위해 송도 IBS타워(연수구 송도동 29-13)로 사옥을 이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천신항, 크루즈터미널, 신국제여객터미널 등이 개장하면서 항만공사 안에서 조직과 인력 확대 요구가 나왔다. 또한, 인천항 핵심 개발ㆍ운영 사업들이 내항ㆍ남항ㆍ북항(중구ㆍ서구)에서 신항(연수구 송도)으로 이전되고 있어, 항만 핵심 기능도 송도로 이전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항만공사는 회의실ㆍ사무실ㆍ문서고 등 사무 공간이 부족해 약 500평 이상 더 필요하지만, 사업 확대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로 경영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임차 공간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항만공사는 좁은 사무공간과 비싼 임차료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항만공사 본사가 입주해있는 중구 정석빌딩 임차료는 연간 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체 사옥 건립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사업비가 많이 들어 보류하기로 하고 송도 IBS타워로 옮기기로 했다.

항만공사는 현 사무실과 동일한 면적을 기준으로 5년간 임차료 절감 효과가 약 46억 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전 시기는 계약 체결과 인테리어공사, 이전에 따른 세부사항 검토가 완료되는 8월께로 예상한다.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사진제공ㆍ인천항만공사)

고용위기 심각한 중구에 찬물 끼얹나

하지만 유관기관(단체)과 선사ㆍ하역사ㆍ물류업체 등이 현재 사옥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사옥 인근에 인천지방해양수산청ㆍ인천세관ㆍ검역소가 있어, 항만공사가 이전할 경우 기관끼리 협력이나 민원 처리에 불편이 예상된다.

또, 중구가 코로나19 경제위기로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점쳐지는 가운데, 직원 250여 명의 공공기관이 떠나 지역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항만공사가 이전하면 인근 관련 업체뿐 아니라 자영업 식당조차 피해를 볼 것이다”라며 “지금 상황에 꼭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오는 6월 새 국제여객터미널 개장으로 남는 현재 사옥 인근 제1ㆍ2국제여객터미널 건물을 활용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1ㆍ2국제여객터미널 건물은 내항 1ㆍ8부두 재생사업 대상에 포함돼있긴 하지만, 향후 5년간은 활용할 수 있다. 또, 항만공사 건물이기에 임차료 문제가 사라진다.

연안부두 근처에 있는 제1국제여객터미널 건물은 현 사옥과 멀고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제2국제여객터미널은 현 사옥 근처일 뿐 아니라 수인선 신포역도 가까워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도 좋은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내항 재생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경우 항만공사 본사가 구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시설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항만공사는 본사 이전 대상지를 송도로 결정해놓고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았다. 항만공사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본사 이전을 위한 용역 검토에서 이번에 결정된 IBS타워 입주와 독자 사옥 ‘IWMC(인천월드마린센터)’ 건립 계획만을 두고 검토했다”고 밝혔다.

또, “사옥 이전에 따른 민원인과 항만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민업무를 담당할 고객지원 사무실은 현 위치에서 계속 운영하고, 긴급 시설복구와 재난업무 등도 현장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준욱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사옥 이전으로 경비예산을 절감하고 사무 공간 효율화와 공사 업무 역량을 증진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라며 “사옥 이전과 운영 계획을 충분히 검토해 인천항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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