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칼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맞은 장애인의 날
[사회복지칼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맞은 장애인의 날
  • 인천투데이
  • 승인 2020.04.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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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사무처장
신진영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신진영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인천투데이] 지난 2월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 정신장애인 입원자 103명 중 10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 나고, 그중 첫 번째 사망자는 20년 장기 입원자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시작으로 장애인거주시설, 요양원,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했다.

원인으로 거주인들의 취약한 건강상태나 높은 밀집도가 거론됐지만, 근본 원인은 시설 중심의 시스템이다. 우리 사회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한 사람들을 오래전부터 시설에 격리했다. 장애인과 돌볼 가족이 없는 아동, 그리고 지금은 노령으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사람까지.

그동안 탈시설 자립생활정책 요구는 지속돼왔고 일정 부분 진행 중이지만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집단거주생활시설 운영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시설 입소를 줄이고 지역사회 탈시설 공공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고 관계를 만들어야한다. 2017년 장애인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장애인의 37%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고충을 느끼고 있었다. 53%는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위해 도움을 필요로 했지만, 활동지원서비스 이용 경험은 10%에 불과했다.

주된 도움 제공자의 82%가 가족으로, 돌봄 부담이 가족에게 떠맡겨져 있었다. 빈곤률은 52%에 달해, 장애인 두 명 중 한 명이 가난한 상태에 있었다. 그런데도 취업자 비율은 37%,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재난 상황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강화해야한다. 감염병 정보와 진행 상황 정보를 장애인에 맞게 제공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장애계의 끈질긴 요구로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 확진자와 관련 정보 발표 시 수화통역사가 옆에서 통역하게 됐다. 하지만 발달장애인과 지적장애인에 맞는 정보 제공 등, 보다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다.

또, 만약 오늘 당장이라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자가 격리가 가능한 것인지, 지원이 어느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관련 매뉴얼이 없다. 준비 없는 상황에 재난은 또다시 예고 없이 찾아왔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국내에서만 사망자 38명을 낸 메르스는 코로나19와 자주 비견되곤 한다.

자가 격리에 지원은 손소독제와 마스크뿐이고 활동지원 인력 부족 등은 그때와 지금이 달라지지 않았다. 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병 위기관리대응지침으로 피해를 본 장애인들은 2016년 국가를 상대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 수립과 시행’,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작성과 운영’ 등을 요구하며 장애인차별 구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소송은 5년째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정부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역체계는 성숙한 시민사회의 협조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그 안에서 또다시 드러난 감염병 위기관리시스템과 매뉴얼 부재를 어떻게 채워 갈 것인가가 또 하나의 시험대다. 더 이상 임기응변식 지원과 대책 속에 생명과 안전을 속절 없이 맡길 수는 없다.

4월 20일은 정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이며, 올해로 40회를 맞았다. 통상 기념식이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한편, 단체 145개가 함께 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날을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차별 철폐의 날로 정하고 매해 장애인차별 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해왔다. 올해 열린 제19회 결의대회에서는 장애등급제 폐지, 코로나19 장애인 맞춤형 지원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이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