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글쓰기] 김치로 배우는 우리 문화Ⅰ
[담벼락글쓰기] 김치로 배우는 우리 문화Ⅰ
  • 부평신문
  • 승인 2005.07.2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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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박지수 선생의 담벼락 글쓰기 ③

아이들에게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무언지 물어보면 빠지지 않는 음식이 피자, 햄버거다. 물론 나도 피자가 맛있다. 새콤한 케첩을 듬뿍 뿌린 고기와 햄. 부드럽게 늘어지는 치즈. 갖가지 달콤한 맛에 나도 우리 아이들도 길들여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우리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 김치수업을 4차례 정도로 계획했다.

1차 - 김치에 대한 책 읽고 게임하기
2차 - 김치 만들기
3차 - 김치 박물관 견학
4차 - 김치를 주제로 글쓰기
  (주장글/견학기록문)

이번 글에서는 1차 수업만 다루고 다음번 글에 2, 3차 수업을 한꺼번에 다루도록 한다.

 책으로 호기심 불러 일으키기

주제수업을 시작할 때는 아이들이 쉽게 그 주제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그림책을 읽어준다. ‘그림책은 유아만 보는 책’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놓치기 쉬운 유익한 그림책을 고학년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김치수업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우리 집 김장하는 날’이란 책을 읽어주었다.
“얘들아, 앞으로 4주 정도 김치에 대해서 배우고 김치에 대한 글을 쓸 거야”

“그럼 김치도 만들겠네요”

“그래. 만들 거야” “너희 중에 김치 담가 본 사람 있니?”

“…” 

“그럼 김치 담그는 걸 본 사람?”

그제서야 아이들은 “저요” 한다.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가 뭐지?”

“배추하고 무요” “고춧가루” “마늘, 생강” “굴이요” “우리 집은 굴 안 넣는데”

“집집마다 지역마다 김치를 담그는 재료와 방법은 다양할 거라 생각해.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배추김치 담그는 법을 알아보자”

오늘은 우리 집 김장하는 날’은 채인선 선생님이 쓴 그림책이다. 매년 선미네가 담근 김장을 가져다 먹던 생쥐가족이 이번에는 선미네를 따라 직접 김치를 만드는 내용을 담았다. 단순한 그림으로 김치소에 들어갈 재료를 어떻게 다듬고 썰어야 하는지 명료하게 나와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제일 좋은 부분은 선미네 집 김장을 담그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이는 거야”

“작년에 우리 집 김치 담그는데 아줌마들이 다 왔어요” “우리 엄마는 할머니네서 가져다 먹는데…” “우린 사다 먹어”

“내가 어렸을 때 어느 집에서 김치를 담근다고 하면 동네 아줌마들이 다 모여서 김치소를 넣었거든. 그때 우리들은 뛰어다니며 놀다가 심심해지면 엄마들 옆에서 배춧잎에 싼 김치소를 하나씩 먹었는데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선생님, 저희 할머니네 시골에서도 선미네처럼 이렇게 김장 담그는 날 돼지를 잡아서 사람들하고 같이 나누어 먹어요”

“참 정겨운 풍경이었는데 요즘은 김치를 많이 담그지 않으니 그런 모습들이 다 사라졌네”

“회사 다니는 엄마들도 있으니까 간편하게 김치를 사먹기도 하잖아요”

“그래. 편리해진 건 맞는 것 같아”

“그래도 이런 문화는 계속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요. 서로 김치를 담그며 집안 이야기도 하니까 이웃간에 정이 쌓일 것 같아요” “누가 옆집에 사는지도 잘 모르는 아파트에서는 아파트 김치담기 행사를 하면 좋겠네요” “그래요. 그럼 보쌈을 아주 많이 먹을 수 있잖아요” “넌 먹는 데만 관심이 있냐?”

“그러니까 우리가 그 문화를 한 번 다시 만들어 보자는 거 아니야”

 김치로 게임하기

“우리 김치를 담그기 전에 우리나라에 김치 종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볼까?”

“선생님, 그 전에 서로 알고 있는 김치를 종류별로 써 봐요”

“그래. 그럼 누가 많이 아는지 시합해볼까?” 

 “서로 남의 것 보기 없기에요”
아이들은 공책을 꺼내 자신이 아는 김치의 종류를 쓴다. 단숨에 술술 써내려가는 아이도 있지만 배추김치, 열무김치 딱 2개만 써 놓고 남의 것을 들여다보는 아이들도 있다.
“그럼 우리 각자 쓴 김치의 종류를 하나씩 불러보자” “남이 말한 건 하기 없기다” “가장 많은 종류의 김치를 말한 사람에게 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치 더 가지고 가기. 어때?”

“좋아”

“갓김치” “선생님, 정말 갓김치가 있어요?”

“그럼 전라도지방에서 먹는 건데 갓 잎에 양념을 얹어 담근 김치야”

“나막김치” “야! 나막신 신냐? 나박김치지” “그런가?” “너는 다시 말해” “그냥 맞는 걸로 해줘” “안 돼” “깻잎김치” “깻잎도 김치에요?” “수박김치” “어떻게 수박으로 김치를 담그냐?” “아니야. 지난번에 수박김치 이야기를 들었어”

아이들은 수박김치의 존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지식검색까지 하고서야 아이들은 수박껍질의 흰 부분으로 김치를 담갔다는 걸 알아냈다.
아이들은 더 많은 김치의 종류를 알아보기 위해 김치에 대한 자료들을 찾았다. “어머! 토마토김치도 있어” “너무 맛없겠다” “고구마김치는 더 맛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호박김치보다는 낫겠지”
아이들은 너무나 다양한 재료로 김치를 만들었다는 데 놀랐다. “김치의 종류만도 100가지가 넘는데” “와! 우리 조상들은 무엇이든지 김치로 만들어 먹었던 것 같아”

“그래, 나물과 채소를 즐겨먹던 우리 조상들이 추운 겨울에는 먹기 힘든 채소를 신선하게 먹으려고 이런 독특한 발효 식품을 만들어 낸 거지”

“우리 조상들은 정말 머리가 좋은 것 같아요”

 김치로 놀 수 있는 게임들

1) 김치 종류 빙고
2) 김치 사진 보여주고 이름 알아맞히기 게임
3) 김치 재료 알아맞히기 게임
   - 김치의 재료를 검은 천속에 넣어 두고 손을 넣어 만져보고 알아맞히기 게임
  - 음식 재료를 필름통에 조금 넣어 두고 눈을 가리고 냄새로 알아맞히기 게임
4) 김치와 어울리는 음식 대기
  (예 - 김치떡갈비, 김치볶음밥, 김치계란말이, 김치만두, 두부김치)

* 박지수(29세) 선생은 일신동에 있는 아름드리어린이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있는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늘 아이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합니다.

아름드리어린이도서관 · 528-7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