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표심 통합당에 손 들어줘...민주당 군수 3선 전통 ‘위태’
지난 옹진군수 선거 민주당계 득표율, 반대로 통합당 가져가
비 백령면 민심 향방 관심사...통합당 후보 배준영 손에 달려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최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옹진군의 개표 결과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거의 정반대로 나타났다. 차기 옹진군수 선거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21대 총선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서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배 당선인은 예상대로 열세지역으로 점쳐진 중구에서 다소 밀렸으나, 강화군의 압도적 몰표와 옹진군에서 승리로 인천에서 유일한 통합당 국회의원이 됐다.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가 15일 저녁 당선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기념 촬영 하고있다.

이 과정에서 옹진군의 민심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강화군에서 배 당선인은 2만4668표(60.89%)를 득표해 1만4968표(36.94%)를 얻은 조택상 후보보다 9700표를 더 획득했다. 중구에서는 배 당선인이 3만98표(42.73%)를 얻어 3만8948표(55.29%)를 얻은 조 후보한테 8850표 밀렸다. 두 곳에서 불과 850표 차이다.

승부를 거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옹진군민들은 배준영 당선인에게 7718표(57.95%), 조 후보에게 5289표(39.71%)를 주는 것으로 총선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옹진군 표차이는 2429표였다. 결국 배 당선인은 중·강화·옹진 선거구에서 총 6만2484표(50.28%)를 얻으며 접전 끝에 조택상(5만9025표 47.64%) 후보를 2.64% 차이로 따돌렸다.

옹진군의 이번 총선 득표 결과는 2018년 지방선거 민심과 거의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12년 만에 옹진군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장정민 군수는 5414표(40.32%)를 얻었다.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김정섭 후보는 4947표(36.84%)를 득표하며 2위를 기록했다. 무소속 김기조, 김필우, 손도신 후보는 각자 1533표(11.41%), 1128표(8.4%), 405표(3.01%)를 얻었다.

이 중 3·4위를 기록한 김기조 김필우 후보는 애초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정민 군수를 공천하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출신인 이 셋의 득표 합은 8075표(60.13%)이다.

시의원 선거도 비슷한 형태를 띠었다. 2018년 지방선거 인천 옹진군 선거구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백종빈 시의원은 7226표(55.09%)를 득표하며 5890표(44.9%)를 얻은 자유한국당 김경선 후보를 제쳤다. 즉,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55%~60% 정도 지지를 보낸 옹진군 표심은 반대로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지지로 나타났다.

민선 옹진군수 모두 3선 성공...총선 결과 보면 안심 못해

옹진군 민심은 보수적이라고 흔히 알려졌지만 역대 선거를 보면 여당을 지지했다고 보는 게 맞다. 1997년 대선에선 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52.1%를 기록했고, 1998년 지방선거와 2002년 지방선거에서도 새천년민주당 군수 후보가 각각 44%와 64%를 얻어 당선됐다. 지난 지방선거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게다가 옹진군수 선거는 한 번 당선되면 내리 3선을 하는 독특한 전통이 반복된 곳이다. 따라서 차기 선거에서도 이 같은 전통이 이어질지 관심사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한국당 조윤길 전 군수의 12년 임기에 대한 평가가 민주당 군수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전 군수는 백령면 토석채취장 토사를 불법 유출해 개인 땅에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또 각종 부동산 관련 문제와 영흥화력발전소 기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게다가 백령면 출신으로 편파적인 행정을 벌인 조 전 군수에 대해 백령면 제외 지역 주민들은 불만이 많았다.

장정민 군수도 백령면 출신이지만, 조 전 군수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영흥면에서 두 배 가까이 몰표가 나온 게 승리의 분수령이 됐다. 2018년 옹진군수 선거 1·2위 간 전체 표 차이는 467표였으며, 영흥면에서는 494표 차이가 났다. (민주당 장정민 1175표, 한국당 김정섭 681표)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백령면 위주 행정에 불만이 있는 정서를 활용해 미래통합당이 백령면을 제외한 지역 출신의 인물을 옹진군수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백령면 출신이자 여당 소속 현직 군수를 제칠 수 있는 가장 큰 카드인 셈이다. 앞서 언급한 21대 총선 옹진군 결과를 놓고 봐도 장정민 현 군수가 그저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통합당 옹진군수 후보군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김정섭 전 연평·백령면장과 시의원 재선에 실패한 김경선 옹진부천산림조합장이 거론된다. 김경선 조합장은 옹진군 승봉도 출신이다. 김정섭 전 면장은 백령면 출신으로 안상수 통합당 시당위원장이 공천한 인물이다. 이제 차기 옹진군 공략은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당협위원장을 맡게 될 배준영 당선인의 마음에 달렸다.

또한 옹진군은 남북긴장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지만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민들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로 인한 서해5도 평화수역과 어장 확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임기 후반기 180석 공룡여당의 뒷받침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남북 대화를 풀어나가는 모습도 차기 옹진군수 선거의 주요 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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