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인천 위상 커져… 과반 재벌개혁ㆍ정치개혁 시험대
윤상현 발 보수야당 정계개편 임박… 통합당 배준영 기대주
이정미는 졌지만 정의당 지지율 상승… 배진교 역할 커질 듯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21대 총선 인천 선거 역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시민들은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보다는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한 국정 안정에 힘을 실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정 발목잡기로 일관한 보수야당 심판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인천 선거구 13개 중 11곳을 차지했다. 인천에서 민주당의 압승은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이다. 2004년 열린우리당은 12개 중 9곳을 차지했는데, 이번에 갈아치웠다.

통합당은 참패했다. 통합당은 중구ㆍ강화군ㆍ옹진군 배준영 후보만 당선됐다. 통합당 공천 배제에 반발해 동구ㆍ미추홀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의원은 두 번 연속 무소속으로 당선하는 기염을 토했다. 윤 의원은 보수야당 정계개편을 예고했다.

21대 총선 인천 당선자 현황

'친박' 정치적 생명 다하고... 탄핵 이후 달라진 게 없는 보수 '심판'

<인천투데이>는 21대 총선키워드로 국내표심 바로미터, 지역구 첫 진보정당과 여성 의원 진출 여부, 친박 정치인의 운명, 유정복 전 인천시장, 진보개혁진영 후보연대 등을 꼽았다.

인천은 이번에도 국내표심 바로미터라는 것을 보여줬다. 인천에서 첫 진보정당 지역구 당선과 첫 여성 국회의원 당선은 실패로 돌아갔다. 친박 정치인은 인천 4명(유정복, 윤상현, 이학재, 민경욱)을 포함해 수도권에서 윤상현 의원만 생환했다. 사실상 ‘친박’은 정치적 생명을 다한 셈이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과거 시장 선거 실패 후 치른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지만 유정복 전 시장은 실패했다.

관심을 모았던 진보개혁진영 후보연대는 없었다. 연수을의 경우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단일화 없이 민주당 바람과 막말 정치인 퇴출 여론을 등에 업고 민경욱 후보를 2900여표 차이로 누르며, ‘막말’ 정치인을 누르는 데 성공했다.

인천의 투표율은 62.7%였는데, 연수구의 경우 69.0%를 기록했다. 연수구는 제2의 ‘이부망천’ 사태로 불리는 연수갑 통합당 정승연 후보의 ‘인천 촌구석’ 발언에 대한 심판과 ‘막말’ 정치인에 대한 심판 여론이 상승하며 투표율이 상승했고, 정일영 후보는 초반 열세를 뒤집고 당선했다.

연수을 정일영(가운데) 후보가 16일 새벽 당선을 확정짓자 연수가 박찬대(맨왼쪽) 의원과 송영길(오른쪽 두번째) 의원, 홍영표(맨 오른쪽) 의원이 같이 환호하고 있다.

반면 동구ㆍ미추홀구을의 경우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민주당 남영희 후보로 171표 차이로 누르고 신승을 거뒀는데, 여기서 정의당 정수영 후보는 2.81%(3223표)를 기록했다.

시민들은 지역에서 정치활동이 없는 후보를 공천한 데 대해서도 준엄하게 심판했다. 전략 공천을 했던, 경선을 거쳤든 간에 지역에서 정치 활동이 없는 후보는 모두 고배를 마셔야 했다.

통합당의 경우 계양갑 이중재, 서구을 박종진, 동구ㆍ미추홀갑 전희경 후보가 전략공천을 통해 인천에 왔으나 시민들은 외면했다. 민주당에선 동구ㆍ미추홀을에 남영희 후보가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았으나 지역 민심은 싸늘했다.

이번 21대 총선은 국정농단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달라진 게 없이 국정 발목잡기로 일관한 보수야당에 대한 심판과 ‘코로나19’의 조기 종식과 국정 안정을 바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초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대란으로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정국이 조성됐다. 그러나 외국에서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 대유행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면서 오히려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비교됐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이 한국 정부에 구호와 지원을 요청하면서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상황으로 국면이 전환됐다.통합당은 문재인 정권 심판을 들고 나왔으나 먹히지 않았다. 이는 선거 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이번 총선이 정권 심판이 아니라, 보수야당심판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실제 결과도 그렇게 나타났다.

민주당 내 인천 위상 커져… 무책임 철도공약 ‘조정’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총선 2호 공약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교흥, 윤관석, 송영길, 허종식 예비후보.(사진제공 민주당 인천시당)

민주당 압승과 더불어 인천에서도 다선 중진 의원이 등장하면서 여당 내 인천의 비중도 커질 전망이다. 계양을 송영길 의원은 5선에 성공했고, 부평을 홍영표 의원은 4선에, 남동을 윤관석 의원은 3선에 성공했다. 대권과 당권,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특히, 송영길 의원의 경우 인천 최초 지역구 5선에 성공한 동시에 송영길 그룹으로 평가는 받은 의원들이 대거 탄생하면서, 인천을 기반으로 한 송영길 사단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초선 중 동구ㆍ미추홀구을 허종식 당선인은 송영길 시장 때 대변인을 지냈고, 부평갑 이성만 당선인은 송영길 인천시장 때 시의회 의장을 지냈으며, 연수을 정일영 당선인 또한 송영길 의원과 가깝다. 재선에 성공한 서구갑 김교흥 당선인은 송 시장 때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다선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원이 포진한 것도 복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국비 확보와 주요 현안 해결에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박남춘 시장 인수위에 참여했던 연수갑 박찬대, 남동갑 맹성규, 서구을 신동근, 계양갑 유동수 의원 등이 재선에 성공했다.

인천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탄생하면서 인천 현안 해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의원이 많은 만큼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위해 무책임한 철도공약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GTX-D노선의 경우 각각 영종ㆍ청라와 검단을 주창한 김교흥 당선인과 신동근 의원, 경인전철 지화화 사업은 방식과 구간을 달리한 동구ㆍ미추홀갑 허종식 당선인과 부평갑 이성만 당선인의 의견조율이 있어야 한다. 그나마 제2경인선 인하대역 연장 논란은 남영희 후보의 낙선으로 일단락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인천에서 압승을 비롯한 민주당의 압승으로 개혁에 대한 열망이 높은 만큼 이를 담는 것도 과제다. 더불어시민당 비례의석 17석을 포함할 경우 민주당 지역구 163석 포함 범여권 의석은 180석이다.

민주당 앞에는 사법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 등 이젠 과반 의석을 차지한 만큼 각종 개혁과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가 앞에 놓였다. 특히, 통합당의 꼼수 정당 창당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 도입 취지가 무산된 만큼, 완전한 연동형제를 도입하는 목소리가 클 전망이다.

윤상현 발 보수야당 정계개편 임박… 통합당 배준영 기대주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당선이 확실 시 되자 환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참패했다. 당내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탄핵 이후 달라진 게 없다는 냉소적인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참패에 대한 책임론과 더불어 정계 개편 소용돌이가 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당선되자마자 보수야당 정계개편을 예고했다.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 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태호 전 의원과 더불어 보수야당 정계개편의 중심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의원의 경우 수도권 ‘친박’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것도 무소속으로 두 번 연속 당선된데다, 이번에 4선에 성공한 만큼 그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충청과 인천에 기반을 두고 수도권을 포함해 당권에 도전하기 위한 밑작업을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당 유일한 지역구 당선인인 배준영 후보는 단박에 기대주로 부각했다. 1석에 불과하지만 지역구가 중구, 강화군, 옹진군이다 보니 인천의 주요 경제기반과 접경지역 등을 품고 있어 어깨가 무겁기 마련인데, 유일한 의원이다 보니 책임이 무거울 전망이다.

초선으로써 국정을 견제하고 인천시 정부를 감시하면서 2년 뒤에 있을 21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준비해야하는 과제가 그 앞에 높였다. 보수야당 정계개편 과정에서 배준영 당선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이정미는 졌지만 정의당 지지율 상승… 배진교 역할 커질 듯

 선거운동 마지막날 14일 심상정 대표가 이정미 후보를 안아주고 있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 고전을 치렀다. 비레대표 준연동형제 도입으로 10석 이상을 기대했으나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프레임에 갇혀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막판 호소에 힘입어 20대 국회와 동일한 6석을 확보했다. 지역구에선 심상정 대표만 당선됐으나 비례대표에서 5번까지 당선돼 6석을 확보했다.

인천의 경우 이정미 의원이 첫 지역구 진보정당 당선과 여성 정치인 당선을 노렸으나 고배를 마셔야했다. 이 후보는 거대정당의 틈바구니에서 악전고투 했지만 18.38%를 받는 데 머물렀다.

그렇다고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거대정당의 비례위성 틈바구니 속에서 정의당은 4년 전 정당득표율 7.23%에서 이번 9.67%로 상승하며 한 뼘 성장했다.

비록 이정미는 졌지만 인천에서 정의당은 정당 득표율은 11.82%를 기록했고, 연수구의 경우 16.44%를 기록하며 인천 출신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이 비례대표로 진출하는 디딤돌을 놓았다. 향후 정의당 내 배진교의 비중과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배 당선자의 지역구 선택지도 정가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역구 선거에서 3위에 머물렀지만 부평을 김응호, 동구ㆍ미추홀구갑 문영미 후보는 6~7%를 기록하며, 심상정과 이정미의 뒤를 이을 진보정치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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