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지역 중구 잘 버텨내...강화군 압승으로 접전 끝 승리
해묵은 정권심판론 아닌 공항·항만 전문가 자임 정책대결
4선 윤상현 통합당 복당 발맞춰 인천 보수 재건 힘쓸 듯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인천에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배준영 당선인이 보수야당 후보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15일 치러진 21대 총선 최종 집계결과 배준영 당선인 6만2484표(50.28%)를 얻어 당선됐다. 2위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는 5만9025표(47.64%)를 획득했다. 우리공화당 조수진 후보는 1143표(1.16%), 국가혁명배당금당 최부겸 후보는 1129표(0.9%)를 기록했다.

인천 중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배준영 후보가 15일 저녁 당선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기념 촬영 하고있다.

이번 중·강화·옹진 선거는 배준영 당선인과 조택상 후보의 양자 재대결 구도였다. 둘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중·동·강화·옹진 선거구에 출마해 무소속 안상수 후보에 밀려 모두 낙선했다. 당시 새누리당 배 후보는 중구·동구·옹진군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강화군에서 안상수 후보의 몰표가 나오며 1.28% 차이로 낙선했다. 정의당 야권단일후보였던 조 후보는 3위를 기록했다.

이후 안상수 의원은 새누리당(미래통합당)에 복당했고,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안상수 후보를 동·미추홀을 지역구로 전략공천하면서 배준영 당선인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조택상 후보는 정의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며 다시 승리를 노렸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강화·옹진 보수 결집, 중구 나름 선전...차기 지방선거 영향있을까?

이번 중·강화·옹진 선거를 예상했을 때, 배준영 당선인은 강화·옹진군 보수 텃밭에서 강세를 보이고 조택상 후보는 중구 영종신도시에 유입된 젊은 인구의 지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은 대체로 적중해 박빙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배 당선인은 중구에서 나름 선전하고 강화군에서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중구만 봤을 때, 조택상 후보는 3만8948표(55.29%), 배준영 당선인은 3만98표(42.73%)를 획득해 12.56%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강화군에서 배 당선인은 2만4668표(60.89%)를 얻어 1만4968표(36.94%)를 얻은 조 후보를 23.95% 앞질렀다. 이 가운데 옹진군 표심도 배준영 후보에게 기울면서 총 3279표(2.64%) 차이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차기 강화군수 선거를 점쳐볼 수 있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아성은 변함없었다. 배준영 당선인은 기존 안상수 의원을 향했던 강화군의 보수표를 잘 결집했다. 민주당 조택상 후보가 새누리당 출신 이상복 전 강화군수를 영입하며 보수 표심을 공략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배 당선인 쪽에 유천호 현 강화군수 관계자들이 결합하며 지지기반 다져갔다.

반면 옹진군의 보수지지 결집으로 민주당 장정민 현 옹진군수의 지지기반은 흔들리는 모양새다. 조택상 후보는 이번 총선 옹진군 지역에서 5289표를 얻었다. 지방선거에서 장 군수가 얻은 표는 5414표와 비슷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선 무소속 후보가 3명이나 나오며 보수성향표를 가른 덕분에 민주당이 옹진군을 차지했다. 이번처럼 보수표가 결집한다면 옹진군수 자리는 장담할 수 없다.

배 당선인이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며 공항·항만이 있는 중구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은 것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배준영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인천 면적의 70%를 차지하며 공항·항만, 경제자유구역, 농촌·어촌이 다양하게 구성된 중·강화·옹진을 인천의 보배로 만들겠다”며 “특히 코로나19 경제위기로 타격이 큰 중구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는 것뿐 아니라 산업재해위기 지역으로 지정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통합당 후보들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정권심판론을 들먹이며 민심과 괴리된 선거운동을 했으나, 배준영 당선인은 이에 편승하지 않았다. 후보자들 사이 비방과 고발 등이 난무한 다른 선거구에 비해, 중·강화·옹진은 후보자들이 서로 정책대결 중심으로 선거운동에 임한 지역구다.

반면, 조택상 후보는 이번 총선 결과로 2번째 낙선하며 재기에 실패했다. 자신이 구청장을 지내 지지기반이 있는 동구가 선거구 개편으로 미추홀구에 편입된 것이 뼈아픈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선거 운동 과정 불거진 현대제철 전관예우 특혜 논란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배준영 당선인은 인천 유일 미래통합당 당선인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무소속으로 동·미추홀을에서 4선에 성공한 윤상현 의원이 통합당으로 복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중진 의원으로서 전체 보수 야권 재편에 앞장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배 당선인은 지역구 현안을 넘어서 인천 내 보수 기반을 다시 다지는 데 큰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배 당선인은 “정치는 모든 사람이 고르고 잘 살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늘지고 어두운 곳을 바라보면서 마음가짐을 다져 나가며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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