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 지하화ㆍGTXㆍLTXㆍ인천3호선 등 예산만 26조원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1~2월에만 폐업과 도산, 회사불황으로 고용보험을 상실한 실업자가 22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서 인천지역 후보자들의 실업대책과 고용유지를 위한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노동자와 중소자영업자 등 일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는데, 대규모 실업대란이 현실화 됐어도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대신 경인전철 지하화와 송도~강릉 간 LTX, 인천도시철도3호선 건설, 제2경인선 인하대역 연장 등 수조원에 달하는 무책임한 철도공약은 남발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B의 경우 예타노선이 확정됐음에도 총선과 맞물려 최적의 노선이 아니라 당과 무관하게 지역구 입맛에 맞는 고무줄 노선으로 전락했고, GTX-D 또한 시가 최적의 노선을 수립 중인데도 당과 무관하게 지역을 널뛰기 하고 있다.

우선 경인전철 지하화의 경우 2004년 총선 때부터 수도권에 등장한 선거 단골메뉴다.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등장했다.

이번에는 통합당 인천시당이 1호공약으로 제시했고, 동구ㆍ미추홀을 허종식 후보와 부평갑 이성만 후보를 비롯한 경인지역 9명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했다. 사업비는 약 6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는데, 유권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코로나19’로 정부는 이미 소득하위 70% 가구당 재난기본소득 40~100만 원 지급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으로 7조6000억 원을 준비하고 있고, 향후 확대 지급을 위해 국채 발행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6조 원 넘은 경인전철 지하화 사업이 과연 필요하고 타당한 사업인지 의문이다.

인천3호선도 마찬가지다. 인천3호선은 인천2호선 대공원역에서 수인선 논현역(환승)을 지나 송도국제도시를 경유한 뒤, 다시 수인선 학익역과 인하대역을 지나, 인천2호선 시민공원역을 연결하는 총 29.38km 노선으로 사업비는 약 1조7711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사업은 인천시가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타당성을 재검토 하고 있긴 하지만, 국비까지 반영하려면 현실성은 의문이다.

인천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소득하위 70%에 재난안전기본금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예산에 20%를 매칭하느라 1020억 원을 반영했고, 소득상위 30%에 지원하느라 약 930억 원을 반영했다. 향후 정부 추가 지급에 따라 시 매칭 부담도 늘어날 텐데, 인천3호선 사업의 시급성은 의문이다.

사진 속 파란색이 GTX-B, 빨간색이 LTX, 녹색이 월곶~판교선(경강선) 노선이다.(출처 미래교통전략연구소 )

인천3호선도 의문이지만 이미 민간자본투자 사업자가 사업성이 없어 4년 전에 이미 접은 동서고속철도 LTX가 이번 총선에 다시 부활했다. 연수을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공약한 LTX는 송도∼강릉 고속화철도(LTX·Land bridge Train eXpress)로, 송도∼삼성∼광주∼강릉을 연결하는 총연장 254.2㎞(정거장 16곳)의 동서 연결 철도다.

총사업비만 6조9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LTX가 개통되면 송도에서 강남권까지 40분, 강릉까지 90분대라고 하지만, 이미 A건설서가 제안했다가 사업성이 없어 포기한 사업인데, 공약으로 등장했다.

민주당 동구ㆍ미추홀구을 남영희 후보가 제안한 제2경인선 수인선 인하대역 연장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제2경인선은 사업타당성이 안 나와 시와 국토부, 윤관석, 맹성규, 박찬대 의원 등이 어렵게 노선을 조정해 가칭 지하 청학역에서 노량진으로 연결하는 노선을 마련하고, 현재 예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남영희 후보는 제2경인선 출발역을 인하대역으로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가칭 청학역에서 인하대여까지만 직선거리로 약 2.8km이며, 일반적으로 지하철공사가 1m 공사하는데 1억 원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최소 2800억 원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시는 인하대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총선 때 가장 많이 등장한 GTX는 고무줄 노선이다. 사업비 약 5조7300억 원이 소요되는 GTX-B GTX-B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가 진행 중인데, 일부 후보는 사업비 부담을 대폭 늘리는 무책임한 공약을 제시했다.

통합당 연수갑 정승연 후보는 수인선 송도역을 경유하는 GTX-B노선을 제시했고, 동구ㆍ미추홀구갑 통합당 전희경 후보와 정의당 문영미 후보는 경인선 주안역을 경유하게 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수도권 서부 광역급행철도 GTX-D는 노선이 나오지도 않았고, 시가 최적 노선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에 착수한지 한 달이 채 안됐는데, 후보자 소속 정당이 아니라 선거구별로 노선을 달리한 공약을 제시해 이미 주민 갈등을 잉태했다.

서구갑 민주당 김교흥 후보와 통합당 이학재 후보, 중구ㆍ강화군ㆍ옹진군 민주당 조택상 후보는 청라국제도시와 영종국제도시로 연결하는 GTX-D 노선 공약을 제시했고, 서구을 민주당 신동근 후보와 통합당 박종진 후보는 검단신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을 제시해 갈등을 예고했다.

경인철도 지하화와 GTX-B ㆍD노선 예산만 17조 원을 넘어서고, LTX까지 포함하면 24조 원에 이르며, 인천3호선 신설과 제2경인선 인하대역 연장까지 합하면 이 예산만 약 26조 원에 달한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평상시에도 이 같은 수십조원에 달하는 SOC 예산을 인천에 끌어오기 어렵다. 게다가 지금은 정부가 ‘코로나19’ 재난극복을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검토 하는 등 비상시국이다”며 “총선 공약에 대규모 실업대란에 대한 대책은 없고, 무책임한 철도공약만 남발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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