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린이도서관 3년 결실을 준비한다
동네 어린이도서관 3년 결실을 준비한다
  • 이영주 기자
  • 승인 2005.07.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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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동 아름드리 16일, 부평5동 진달래 23일 개관 기념행사 이어져

어린이들에겐 꿈이 넘치는 교육공간, 주민들에겐 동네사랑방으로

 

“도서관이면 도서관이지, 어린이도서관은 또 뭐야?”
처음 부평에 어린이도서관이 생긴다고 했을 때 정작 도서관을 이용할 주민들은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게 사실이다.
그저 책을 빌리고 읽는 도서관의 사전적 의미를 뛰어넘어 지역 어린이들이 책을 매개로 마음껏 자신의 꿈을 키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새로운 어린이 교육문화공간 어린이도서관.
전국적으로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이해를 높였던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로 우리 구에도 올 하반기 대규모의 어린이도서관인 부평 기적의 도서관이 개관할 예정이고, 이미 3년 전부터 일신동, 삼산동, 부평동, 청천동, 산곡동 등지에 작은 동네 어린이도서관이 둥지를 틀고 이웃 어린이들에게 문턱 낮은 독서와 놀이, 나눔의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문화의 외곽에서 문화의 중심으로

지난 16일 열린 일신동 어린이도서관인 아름드리도서관(관장 오미숙)의 개관 3주년 행사는 비록 작은 규모지만 동네 어린이도서관이 얼마나 동네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지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우리 구의 가장 동쪽 끝에 위치해 있고 규모도 작아 상대적으로 부평 문화의 외곽이었던 일신동과 부개1동. 그러나 아름드리도서관 개관 3주년을 맞은 일신동에는 어느 동네에서도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졌다.
마을 입구에 걸린 개관 3주년을 알리는 현수막, 행사장인 일신공원 곳곳에서 펼쳐진 크고 작은 마당행사들, 늦은 밤까지 주민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든 영화제, 거기다 동화작가 송원 선생이 동네까지 직접 찾아와 독자인 어린이와 부모를 만났다. 이 즈음 아름드리도서관 안에서는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알찬 강좌와 책놀이가 진행됐음은 물론이다. 박윤배 구청장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것도 아름드리도서관이 3년 동안 얼마나 자리를 잡았는지 보여주는 것.
이렇게 동네 도서관 행사 하나에 일신동과 부개1동 전체가 들썩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이곳 주민들에게 어린이도서관이 ‘꼭 필요한 공간’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행사 전체를 기획한 것은 도서관 실무자들이었지만 전체 진행을 맡은 이들은 아름드리도서관의 회원들인 동네 주민들이었다.
아름드리도서관 글쓰기교사인 박지수씨는 “개관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우리 회원들이 도서관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게 됐다”며 행사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작은 어린이도서관 네트워크와 지원 절실

아름드리도서관에 이어 부평5동 진달래도서관(운영위원장 홍성준)도 오는 23일 개관 2주년 행사를 갖는다.
진달래도서관은 상가와 다세대주택, 빌라촌으로 이뤄진 부평5동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이곳의 부모들은 대부분 맞벌이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의 방과후를 함께 보내기 어렵다.
이곳 아이들에게 어린이도서관은 제2의 가정이다. 아무 때나 마음대로 드나들며 좋은 어린이책을 만날 수 있고 도서관 선생님이 읽어주는 그림책의 재미에 빠질 수도 있다. 방학이면 저렴하고 알찬 방학교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학기 중에도 글쓰기, 취미교실 등이 열려 아이들의 창의력을 깨워준다.
진달래도서관 전 사무국장 최주영씨는 ‘과연 아무 것도 없는 이곳에서 어린이도서관이 가능할까’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라며 “2년 동안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편안히 쉬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지난 2년을 회고했다.
그러나 규모가 작고 순수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운영되는 동네 어린이도서관은 늘 재정적 인적 어려움에 직면해야 한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도, 사서를 더 채용하고 싶어도 조건이 안 돼 포기할 때가 가장 속상하다는 것이 현 사무국장 유지현씨의 이야기.
“하반기에 부평에도 기적의 도서관이 생기잖아요. 그저 번듯한 도서관 하나 생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처럼 동네 구석구석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작은 어린이도서관을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는 센터 역할을 해주는 것이야말로 기적의 도서관이 가지는 첫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달이면 청천동의 맑은샘어린이도서관과 달팽이어린이도서관이 함께 청천1, 2동 주민과 함께 하는 잔치를 열 예정이고 대부분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방학교실을 준비중이다.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이해조차 없던 부평에 작지만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어린이도서관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축복이다. 이런 동네 어린이도서관의 구슬땀이 제대로 결실을 맺으려면 지방자치단체와 시립, 구립 도서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