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철 참여예산센터 소장

최계철 참여예산센터 소장

[인천투데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인들의 삶과 일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경제구조와 생활방식도 바뀌고 있다. 이 사태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그러나 지금은 종식 후의 세계 질서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확진환자가 이미 100만 명을 넘었고 우리나라도 1만 명을 넘었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느라 전 세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급기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금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이는 폭발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우리 사회에서도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며 ‘의료체계 붕괴, 사망률 급증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남아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는 우리사회가 잘 감내해왔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으니 절대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할은 그야말로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에게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 첫 번째는 이(利)이다.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역할을 해줘야한다. 두 번째는 안(安)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줘야하며,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 다음은 정(正)이다. 바로 사회 정의를 실현하게끔 해줘야한다.

정부의 신뢰는 ‘우리가 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아직 사회가 혼란스럽지 않음’에 척도를 삼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말을 신뢰하고 책임자의 말에 따르는 풍조는 대단히 고무적인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는 바로 국민들이 이롭게, 안정되게, 그리고 정의롭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 행정을 펼쳐야한다.

이 사태가 종식되면 그동안 익숙했던 공동체 문화와 글로벌 문화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비대면 세상이 확산되고 근무행태, IT인프라, 의료, 바이오 등 지금껏 우리가 당연히 누려온 사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행정도 따라서 많이 변화할 것이다.

민원처리 행태는 물론 재택근무도 확대될 것이다. 우리가 편하게 누려온 모든 것이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위험으로 재검토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닥쳐올 지 모를 더 큰 위협에 우리가 어떤 정신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하는가를 잘 훈련시켜주는 것이다.

인천시도 커다란 지방정부이고 300만의 안위를 감당해야하는 조직이다. 리더는 물론 말단 실무자까지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사명감을 가져야할 것이다. 당황하고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닌, 선제적 조치도 필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불요불급하고 낭비적인 사업들을 과감히 조정해야한다.

의료와 방역에 신규 소요되는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조직 운영 비상계획도 있어야 할 것이다. 기관별로 전시 관련 계획이 있듯이 이 위기를 단계별로 대처하는 계획을 수립해 한 치의 오차 없이 실천해야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몇 개월을 보내는 동안 긴장이 풀렸는지, 피로가 누적돼 누수가 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행정의 기본인 이(利), 안(安), 정(正)을 실현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을 국민들이 지지할 때 우리나라는 코로나19를 극복한 선진국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수한 위기 관리능력을 인정받아 세계의 주역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게 될 것이다. 행정을 신뢰할 때 국민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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