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비 영수증 이중 사용에 정책연구 표절 탄로 나자 반납
김응호 “혈세가 쌈짓돈? 자격미달”…강창규 “고인물 썩기 마련”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21대 총선 인천 부평구을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의정활동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해 도마 위에 올랐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강창규 후보와 정의당 김응호 후보는 논평을 내고 홍 후보를 질타했다.

<뉴스타파>가 4월 7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홍영표 의원이 의정활동 명목으로 수행한 정책연구용역 결과보고서가 표절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 의원은 2019년 12월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국가 전략의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이를 위해 예산 500만 원을 타냈다.

이 정책연구를 맡은 연구원 A씨는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이 책임연구원으로서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정부 과제 보고서를 그대로 활용했다. 기존 보고서를 그대로 베낀 셈이다. A씨는 2019년 3월에 보고서를 정책기획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이 연구엔 정부예산 2000만 원이 들어갔다. 두 보고서는 목차부터 내용, 문장, 그림이 정확히 일치한다. 인용표기도 따로 하지 않았다.

21대 총선 인천 부평구을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후보.

이를 두고 홍 의원은 “문제를 확인하고 관련 세금을 반납 조치했다. 보고서 중복 제출 사실도 결코 몰랐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의 의정활동비 부적절 사용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홍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인 2018년 12월에 의정보고서 발간비와 우편발송요금을 정치자금계좌에서 집행한 뒤, 같은 영수증을 국회사무처에도 제출해 국회에서 예산을 수령했다. 모두 4차례 걸쳐 국회 예산 1936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분명한 허위ㆍ부정 이중청구’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회계상 착오’였다며 국회사무처에서 받은 돈을 정치자금계좌로 입금했기에 이중청구는 아니라고 했다. 홍 의원은 “큰 문제가 아니고 세금을 빼낸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홍 의원의 해명은 올바르게 국민 세금을 처리한 의원들을 오히려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상대 후보들 홍영표 후보 일제히 비판

정의당 김응호 후보는 “‘걸리면 반납하면 그만’이라 생각하고 혈세를 쌈짓돈 취급하는 홍 후보는 자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2018년 영수증 이중제출 사건뿐 아니라, 이번 사건 또한 언론이 취재를 시작하고 사실이 밝혀지려하자 해명과 동시에 부랴부랴 연구용역비를 반납했다”라며 “진정한 사과 없이 유감 표명만 있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실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의원은 행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감시해야하는 자리인데, 정작 국회의원 스스로 혈세를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국민과 부평구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든다”라고 했다

또, “고의는 아니리라 믿고 싶지만, 홍 후보의 불성실함은 확인할 수 있다”라며 “의원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에게 진실한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강창규 후보도 홍 후보의 행위를 강하게 질타했다.

강 후보는 “정책 자료를 발간하고 홍보하는 비용을 정치자금계좌에서 선(先) 지출한 뒤, 이 영수증을 국회사무처에 제출해 그 비용을 고스란히 받아 자기계좌로 입금한 뒤, 그 돈을 다시 정치자금계좌로 이체했다”며 “영수증 이중사용을 두고 회계상 문제였다고 하지만, 같은 영수증을 두 번 사용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후보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하지만, 이는 영수증 이중사용을 통한 부당한 국회 예산 수령으로, 예산을 쌈짓돈 사용하듯이 한 것이다”라며 “선관위에 영수증을 제출하지 말거나 국회에만 제출해야했다. 영수증을 두 번 사용해 정치자금계좌에 입금한 것은 ‘쓰리쿠션’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는 정책연구비 반납을 두고도 “홍 후보는 이미 2018년 영수증 이중사용으로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아예 국회 예산을 받아 정부정책과제(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썼다가 탄로 났다”며 “반성이 없고 부끄러움이 없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유권자들이 매섭게 심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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