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풀리자 바다로 산으로 떠나가는 시민들
“야외 공간 감염률 낮으나 부대시설 이용 위험”
“사회적 거리 유지 위해서 ‘지원’이 핵심”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봄날씨가 찾아오자 인천 계양산과 해수욕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지침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감염 방지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더불어 타인과 1~2m간격을 유지하는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를 당부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 2일 인천대공원, 월미공원, 자유공원, 수봉공원 등 '벚꽃명소'에 시민들의 집단 방문을 염두에 두고 폐쇄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폐쇄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계양산, 왕산·을왕 해수욕장에는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정부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계양구와 중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봄날씨가 찾아온 3월 마지막 주부터 계양산과 왕산·을왕리 해수욕장, 아라뱃길을 찾는 시민들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계양산의 경우, 벚꽃 개화가 절정을 맞는 다음주 주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인파가 몰린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게시되는 ‘#사회적거리두기실패 #눈치게임실패’ 등의 해시태그가 유행함에 따라 '사회적거리두기'가 희화화 되면서 무게가 가벼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방(야외) 공간에서 감염될 확률은 높지 않다. 감염확률이 높은 경우는 폐쇄공간의 비말(침) 접촉이 가능한 곳이다”라며 “사회적거리두기를 당부하는 것은 야외 활동으로 인한 화장실, 대중교통, 식당 등을 이용하며 폐쇄공간을 이용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외활동 자체가 감염률이 높지 않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경각심이 희석된다면 이는 곧 폐쇄 공간 밀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라며 “지금은 ‘방심’이 전염되는게 가장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순히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중소영세상인들이 식당 등을 운영하지 않아도 될만큼 안정적인 경제적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식당들이 문을 열지 않아야 (시민들이) 찾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일 벗꽃이 활짝 핀 인천 구월동 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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