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확진자 하루에 약 400명씩 늘어
교민들, “한국행 항공편 없고, 마스크 구매 어려워”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러시아의 코로나19 대응으로 러시아에 발이 묶인 한국교민들이 불안에 떨며 전세기를 띄워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러시아 거주 한국교민들이 불안을 호소하며 전세기를 띄워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을 보면 ‘러시아는 모든 국민이 거리를 나올 수 없고, 비행기 운행 중단으로 한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 오매불망 가슴 졸이며 지내고 있다며 러시아에 전세기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 참여인원은 2일 기준 850명이 넘었으며, 이와 비슷하게 러시아에 전세기를 띄워달라는 ‘러시아 유학생을 데려와주세요’ 청원 참여인원은 2일 기준 1800명을 넘은 상황이다. 외교부 통계를 보면 러시아 교민 수는 2019년 기준 16만9933명이다.

러시아 이즈베스티야 통신에 따르면 1일 기준 러시아 코로나19 확진자는 2777명, 사망자 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보다 440명이 늘어난 수치며, 러시아 코로나 확진자는 매일 4~500명씩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산세에 한국교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실제 한 모스크바 교민은 약국에서 마스크 구매도 어렵고, 러시아 정부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지 않아 거리에 마스크를 미착용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모스크바 교민은 “동양인에 대한 혐오로 피해 입을까 걱정돼 가급적이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외국인으로서 관공서에 서류 연장이나 신고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 돼 자칫하면 벌금이나 추방을 당할 수 있는 상황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출발 한국행 항공편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3월 26일 러시아 정부가 모든 국제 항공노선의 운항 중단을 발표했으며, 외국인 국적자의 외국이송편 노선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등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한국 교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모스크바의 공식적인 한국행 항공편은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사례로 3월 31일 오후 8시 45분 모스크바 출발 인천행 러시아항공 SU250편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교민 100여 명이 출국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오는 5일까지 전 지역 유급휴가와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러시아 전 지역에서 자가격리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다. 사실상 이동제한 조치로 한국 교민들은 21대 총선 재외국민투표도 못하게 됐다.

주 러시아 대한민국 대사관 관계자는 "관련 청원 내용 확인 후 한국교민들의 빠른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모스크바 출발 인천행 노선 임시 특별 항공편 투입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라며 "전세기를 띄우는 문제는 절차가 더 복잡해서 더 빠른 지원을 위해 해당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8일 러시아 내무부에서 체류 중이던 외국인들의 체류기간 연장 허가 방침을 발표했으며, 서류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교민들은 대사관으로 연락하면 신속하게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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