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요청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남청라IC 연장’과 병행 검토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국토교통부가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와 중구 영종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의 고속도로화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영종ㆍ청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인천시가 지난해 3월 요청한 경인고속도로 신월IC~서인천IC 구간 지하화 사업의 남청라IC 연장으로 제3연륙교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제3연륙교도 고속도로화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는 “인천시가 지난해 3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구간을 남청라IC까지 연장하는 것을 공식 문서로 요청해 이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검토하면서 제3연륙교를 고속도로화 하는 것까지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구간 사업의 남청라IC(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연장과 제3연륙교 고속도로화 사업 검토로, 제3연륙교 건설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와 영종지구, 영종대교, 제3연륙교 안내도.

제3연륙교는 인천 서구 청라동과 중구 중산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4.67km 규모의 사장교로 주 경간폭은 150m 이상이며, 사업비는 약 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차선은 왕복 6차로이며, 자전거도로와 보도도 설치된다.

인천경제청은 실시설계를 마쳤고, 현재 설계도면을 검토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9월 공사 발주를 위한 계약을 조달청에 의뢰한 뒤, 11월 업체를 선정해 12월 착공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12월 착공한다면 2025년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청은 공사 기간을 66개월에서 54개월로 최대한 단축해 2025년 하반기에는 개통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으로 차질이 우려된다.

우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신월IC에서 서인천IC 구간을 지하 고속도로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기존 상부구간은 일반도로로 전환된다.

당초 이 사업은 국토부가 민자 사업으로 추진했다가 무산된 후, 인천시가 지난해 3월 사업구간을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남청라IC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요청했고, 국토부가 이를 제2차 고속도로건설기본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제3연륙교 착공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부가 올해 12월 발표 예정인 제2차 고속도로기본계획에 반영할 경우 올해 12월 착공 예정인 제3연륙교는 남청라IC와 만나게 돼 있어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착공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남청라IC는 경인고속도로 상부 직선화 구간(서인천IC ~ 청라지구 연결도로)과 만나고 있고, 이 직선화 구간이 향후 제3연륙교로 직접 연결되는데,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구간이 남청라IC까지 연장될 경우 남청라 IC(=나들목)를 JC(=갈림목)로 변경해야 한다.

여기다 제3연륙교 사업까지 고속도로로 추진될 경우 이에 따른 추가 착공 지연과 영종과 청라지구 주민들의 통행료 인상도 우려된다.

제3연륙교는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손실보전금 부담문제로 공사가 지연되다가 인천시가 일부 부담키로 하면서 물꼬가 트였고, 통행료를 징수하더라도 영종·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경우 이미 분양가에 제3연륙교 건설비가 반영된 만큼 면제키로 했는데 고속도로로 전환할 경우 요금 징수가 우려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종ㆍ청라국제도시 주민단체는 제3연륙교 착공 지연은 물론 고속도로 전환과 이에 따른 통행료 징수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김요한 정책위원장은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남청라IC에서 끝난다고 했지만 결국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다”며 “고속도로화 사업으로 제3연륙교 착공은 지연되는 것을 반대한다. 아울러 통행료 징수가 우려되는 고속도로화 사업을 반대하며, 당초 약속대로 올해 12월 착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시 고속도로재생과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남청라IC에서 끝나는 사업이라 교량구간에 미치는 영향이 없고, 청라지구 육지부 구간 일부만 설계를 변경하는 것이라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는데, 국토부가 제3연륙교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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