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공사 빨리 협의체에 나와라”
“이주대책 수립 용역 더 이상 미루지 말라”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환경부 조사에서 ‘거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이 인천시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이주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사월마을 주민들은 2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는 애초 약속한 사월마을 이주협의체 구성을 속개해 이주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요구했다.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이 2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이주협의체 구성과 이주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서구 사월마을은 지난해 11월 환경부 조사 결과, 폐기물처리업체에서 발생하는 쇳가루 등으로 인해 ‘주거 부적합’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사월마을에서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주민 122명 중 15명이 폐암ㆍ유방암 등에 걸렸고, 이 가운데 8명이 숨졌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갑상선 질환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시는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월마을 주민대표와 함께 4자 협의체를 꾸리고 이주대책 수립을 위한 용역을 3월 안에 시작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그런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운영위원회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해, 협의체 구성이 한 차례 미뤄졌다.

이를 두고 사월마을 주민들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협의체에서 빠지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협의체를 빨리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장선자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장은 “이주협의체 구성으로 이제야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됐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미루기로 희망이 짓밟혔다”고 말했다.

주민 권순복 씨는 “5년 전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고 수술했지만 최근 재발했다. 이밖에도 다리ㆍ허리 등 여섯 군데 넘게 수술했다. 사월마을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용역이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사월마을 주민들은 조속한 이주협의체 구성 외에도 ▲연구용역 기간 1년 내로 최소화할 것 ▲용역 기간에 주민생활환경을 고려할 것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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