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곳곳에 자신 이름 넣은 ‘길병원’ 응원 현수막 게첩
“코로나19로 모든 병원 힘든데 어처구니 없는 처사" 공분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을 외면 한 채 지역 최대 병원인 ‘길병원’을 응원 현수막을 지역 곳곳에 내걸어 공분을 사고 있다.

이강호 남동구청장 이름을 넣어 게시한 '길병원' 응원 현수막

이강호 청장은 인천 남동구 곳곳에 자신 명의의 ‘코로나19로부터 인천시민을 지키는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을 응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길병원이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을 갖추고 최전선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인 것은 맞지만, 이 시국에 본인의 이름까지 넣어가며 특정병원 응원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현수막은 중소병원 앞에 버젓이 게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내방환자가 급격히 떨어져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마당에 굳이 ‘길병원’만 응원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어이없는 행정이다.

‘코로나19’로 바쁜 곳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극히 일부 병원으로, 대부분 중소병원은 ‘코로나19’로 환자 20~40%가 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직원 월급을 줄이는 등의 고육지책을 시행하는 중소병원도 늘고 있다.

남동구 한 중소병원장은 "코로나19로 모든 의료계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구청장이 관내 특정 병원만 응원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건 것을 보고 울화가 치밀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정석 남동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중소병원과 중소상인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마당에 이들을 위한 지원 정책 발표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 청장의 처신은 힘든 다수를 더 힘빠지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남동구청 관계자는 "중소병원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업무로 바빠 길병원 응원 현수막이 어디에 얼마만큼 걸려있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현재 인천시내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치료중이거나 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수는 인천의료원이 29명으로 가장 많고, 인하대병원 10명, 길병원 6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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