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호주에서 산불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남극에서 빙하가 녹아 진흙투성이가 된 펭귄이 포착되더니 남극 대륙 북단에 있는 시모어섬의 온도가 사상 처음으로 영상 20도를 돌파했다. 북극바다얼음 면적도 점점 줄면서 전 세계 저지대를 침수시키고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의 학자들은 기후변화가 환경문제와 재난을 일으키고 머지않아 지구생명체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아울러 많은 경제인은 기후변화가 농작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경제발전에 큰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나아가 농산물 감소는 기근과 빈곤, 난민 등 사회문제를 낳아 국제적 갈등과 분쟁으로 이어지면서 안보위기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 간 협의체인 국제식물보호협약 회원국 195개는 지난해 만장일치로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막아야한다고 결정했다. 이제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이 10년이 채 남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프랑스 등이 앞장서 기후위기 또는 기후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미국과 유럽의 주요 선거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그린뉴딜’과 같은 대안 정책이 제안되고 있다. 사실 ‘그린뉴딜’은 새로운 정책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녹색성장’을 기치로 세계 각국이 추진한 바 있다. ‘그린뉴딜’은 ‘녹색성장’과 동일한 개념이다. 하지만 그동안 ‘녹색’보단 ‘성장’에 중점을 둔 정책 추진으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 그린뉴딜은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그린’과 국가 주도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 ‘뉴딜’의 합성어다. 경제ㆍ산업 시스템 대전환으로 온실가스 감축 과정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의의를 둔다.

하지만 한국은 기후위기 대응에 한참 뒤처져있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ㆍ에너지 전환으로 에너지정책 방향을 돌렸지만, 기후위기 현실에 비춰보면 전환 속도가 느리고 포괄 범위도 제한적이라고 학자들은 비판한다. 또,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 기후악당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나 석탄화력발전 투자는 여전히 많고 폐쇄 계획은 더디다고 지적한다.

조속한 기후위기 선언과 탄소 배출 제로 계획 수립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최소한의 조치다. 탈핵ㆍ에너지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그래서 이번 총선을 그린뉴딜 전환점으로 삼아야한다. 얼마 전 여론조사에서 70%가 넘는 응답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이야기하는 정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만큼, 유권자들은 각 정당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관심이 많다. 총선이 기후위기를 공론화하고 정책을 구체화하는 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민사회의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정치권이 적극 응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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