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윤상현·이재호·김지호·이행숙 무소속 출마 선언
통합당 민현주, 민주당 홍미영 등도 무소속 얘기 '솔솔'
양당 구도 깨지고 표 갈릴 경우 선거 결과 예측 힘들어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인천지역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공천 결과에 불복한 이들이 선전을 펼칠 경우 총선 판세를 흔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윤상현 의원은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를 포기할 순 있어도 미추홀구을을 포기할 순 없었다”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선거를 50여일 앞두고 다른 지역구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정치가 미추홀을을 버려도 절대 미추홀구와 주민들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윤 의원의 입장이다.

윤 의원은 4년 전인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김정심 후보는 10.62% 밖에 득표하지 못했고, 윤 의원은 55.0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동구·미추홀구을에서 미래통합당은 윤 의원 대신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 현역인 안상수 의원을 공천했다. 재선 인천시장 경력에 3선 국회의원 경력의 안 의원이 통합당 후보로 나섰지만, 윤 의원도 미추홀구을에서만 3선을 했고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저력이 있어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에선 남영희 전 청와대 행정관, 정의당에선 정수영 전 인천시의회 의원이 출마하는 4자 구도라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합당 연수구갑 공천 경선에서 배제된 이재호 전 연수구청장도 지난 12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구청장은 컷 오프(공천배제) 된 후 즉각 재심을 청구하는 등 당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이 전 구청장은 “원외위원장으로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맞서 지역 당원 수백 명을 매번 광화문 집회로 이끌었을 만큼 열심히 활동했다”며 “이런 공적을 인정하지 않고, 경선 참여 기회 조차 주지 않으면 앞으로 누가 원외위원장을 맡으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발했다. 오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애초 연수구갑에선 이 전 청장을 비롯해 제갈원영 전 인천시의회 의장,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정승연 인하대 교수, 이중재 전 인천지검 부장검사 등 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었다.

이중 이 전 부장검사가 계양구갑으로 자리를 옮겨 공천을 받았고, 제갈 전 의장과 김 전 청장, 정 교수 등이 경선후보로 확정됐고 이 전 구청장은 ‘공천배제(컷오프)’ 됐다. 김 전 청장과 정 교수가 결선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전 구청장은 2014년 미래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49.0%의 득표율로 당선된 저력에 지역위원장을 오랜 동안 맡아와 득표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김 전 청장이나 정 교수 중 한 명의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고전이 예상된다.

왼쪽부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이재호, 김지호, 이행숙.

미래통합당 남동구을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김지호 예비후보도 경선에서 배제되고 재심 청구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달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30년 성실한 정당인에 3년 간 우수 당협으로 관리한 인물을 경선 조차 못하게 배제했다”며 “재심 청구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아 무소속 출마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남동구을 선거구에서 공천을 신청한 이원복 전 국회의원과 박종우 전 인천시의회 의원, 김은서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을 대상으로 경선을 진행해 이 전 의원을 후보로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이 통합당 후보로 나서지만, 이 지역에서 당 활동을 오랜기간 해온 김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표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의당에서 최승원 전 남동구의회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얼마나 많은 득표를 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구을 선거구에서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한 이행숙 전 서구을당원협의회 위원장이 무소속 출마한다. 통합당은 박종진 전 채널A 앵커를 전략 공천했는데, 이 전 위원장은 “지역 연고도 없는 낙하산 공천”이라고 반발하며 경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2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대 선거에는 20일 만에 내려온 낙하산 공천, 21대에는 40일 만에 연고없이 내려온 낙하산 공천”이라며 “통합당으로부터 무시당한 서구 주민들을 위해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킬 수 있게 큰 결심을 한다. 끝까지 처음처럼 뛰겠다”고 밝혔다.

서구을은 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선거구로 검단신도시 등에 젊은 세대가 많아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박종진 앵커와 이행숙 위원장으로 표가 갈라질 경우 통합당에게 더 불리한 모양새다.

단수 공천을 받았다가 현역인 민경욱 의원의 재심 요구로 경선이 결정된 연수구을 선거구의 민현주 전 국회의원도 13일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민 전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컷 오프(공천 배제) 결정한 후보를 다시 살려주는 전례가 없다”며 “개혁 공천은 헌신짝처럼 버려진 미래도 없고 통합도 없는 도로친박당이 됐다”고 강력 비판했다. 경선 참여 시 무소속 출마를 못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겠다며 무소속 출마도 시사했다.

민주당에선 부평갑선거구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가 이성만 전 인천시의원에게 경선에서 패한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의 무소속 출마설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홍 전 구청장은 경선 결과에 반발해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부평갑이 단수추천에서 경선지역으로 바뀌는데 입김을 넣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홍영표(민주당, 부평을) 의원 지역구(부평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애기가 나오고 있다. 홍 전 구청장은 부평에서 인지도가 높아 무소속 출마할 경우 홍 의원에게도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여기에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당 위원장의 출마로 젊은 세대의 표도 분산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면서 민주당과 통합당의 양강구도에도 균열이 일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지난 11일 정의당이 인천의 13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내기로 결의하면서 대다수 선거구가 다자구도로 치러질 예정이라 21대 총선은 어느때보다 혼전 양상이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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