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탄력... 송암 선생 기념사업도 속도 낼 듯
훈민정음에서 훈맹정음과 ‘한글과컴퓨터’로 전승된 문자도시 인천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문화재청이 ‘훈맹정음’을 국가 지정 문화재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훈맹정음은 인천 강화 출신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창제한 한글로 불린다.

정부가 훈맹정음 발표 96년 만에 국가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면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과 송암 선생 기념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 중인 훈맹정음 표본

문화재청은 지난 11일 올해 장애인 분야 문화유산 등을 문화재로 지정·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분야 문화유산의 핵심은 '훈맹정음'과 관련한 '수화교범' 등이다.

문화재청은 인천 미추홀구에 소재한 '송암 박두성 기념관'이 소장한 송암 선생의 유물 등이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게 록 시와 미추홀구에 협조를 구했고, 시와 미추홀구는 훈맹정음 문화재 지정·등록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훈맹정음은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옆 송암점자도서관 3층에 자리 잡은 송암 박두성 기념관에는 유족이 기증한 훈장, 문서, 도장, 생활용품, 사진 등 유물 약 170점이 전시 중이다.

문화재청이 훈맹정음을 문화재로 지정키로 하면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내 송암 기념사업관 설치와 강화군 교동면 생가 복원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2022년 송도국제도시에 개관 예정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송암 기념공간 설치를 위해 전시 공간과 유물 등을 놓고 송암 기념관과 협의 중이다.

아울러 시는 올해 송암 선생의 강화군 교동면 생가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생가 복원에 13억8000만 원을 들여 4월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등을 마무리하고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두성 선생 생가터에서 바라본 구 교동교회.

인천은 문자의 도시다. 국립 세계문자박물관에 인천에 들어서는 배경이다. 문자는 정보이며, 정보는 곧 권력이다.

문자 창제정신과 창제목적, 방법이 자세히 기술된 훈민정음 해례본에도 세종대왕이 문자를 창제한 이유는 문자가 곧 힘이기에, 백성들이 글자를 몰라 억울한 일이 없게 하고자함 이라고 돼 있다. 훈맹정음도 훈민정음과 같은 정신을 담고 있다.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전 인천 강화는 몽고군 침략에 맞서 재조대장경(= 강화 선원사에서 두 번째 만든 대장경)을 만든 곳이고, 강화는 왕립도서관인 외규장각이 있었던 곳이며, 강화 정족산사고는 유네스코 등재 기록 문화유산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곳이다.

그리고 서예는 추사 이후 최고의 서예가로 평가 받는 검여 유희강 선생 등 인천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예술로 분야로 꼽히며, 현재도 그 예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맹인들의 훈민정음으로 불리는 훈맹정음을 창제하신 분은 강화 박두성 선생이고, 15세기 세종이 만든 천지인(ㅡ, ㆍ, ㅣ)은 오늘날 한국이 IT강국으로 발 돋음 하는 발판이 되는데, 20세기 디지털 ‘한글(=한글과컴퓨터)’를 만든 이는 또 부평사람 이찬진이다. 그만큼 문자는 인천과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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