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친환경 제빵기업 거승당, 롯데 계약해지 되자 나눔 전환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롯데의 계약 해지로 위기에 처한 인천 제빵기업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빵을 기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롯데는 이번일로 다시 한 번 인천을 홀대한다는 비판에 처했다.

인천주니어클럽은 거승당의 후원을 받아 인천시에 빵을 전달했다.

인천주니어클럽은 지난 3일 인천 제빵기업 '거승당'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고자 인천시에 빵 1000개를 전달했다.

당초 이 빵은 수도권 롯데슈퍼(SSM) 등에 납품할 예정이었으나, 계약해지로 유통망이 막히자 시민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이 제과기업은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거승당이다. 거승당은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빵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데, 거승당은 지난달 말 거래처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공급처가 사라진 거승당은 빵 5000개를 시민들과 나누기로 했다. 먼저 지난주 남동구 푸드뱅크, 공무원 상해유공자회 등 2곳에 1000개씩 기부했고, 지난 3일 인천시에 전달한 데 이어, 인천주니어클럽 봉사단을 통해 인천 소외계층에게 1500개를 추가로 전달할 계획이다.

거승당의 훈훈한 모습에 견줘 롯데그룹의 인천 홀대는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는 지난해 1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개장했지만 사회공헌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반면, 그동안 인천터미널 백화점을 운영한 신세계는 인천시와 협약으로 인천인재육성재단ㆍ인천문화재단ㆍ교통안전공단 인천지사 등에 1999년부터 2017년까지 19년간 약 44억 원 상당을 기부했다.

신세계는 특히 인천터미널 건물과 부지가 롯데에 매각된 뒤에도 2017년 한 해에만 3억50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기부 협약을 충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협약을 준비하기는커녕 기부에 냉랭한 반응이다.

심지어 사회공헌에서 롯데는 인천을 부산과 심하게 차별하고 있다. 롯데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부산에 기부한 금액은 약 9억5600만 원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천에 기부한 금액은 2억8300만 원에 그쳤다. 이마저도 2억 원은 2017년 남동구 소래포구 화재 복구를 지원한 게 전부다.

롯데의 인천 홀대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 두드러진다. 신세계가 인천터미널점을 운영할 때 식ㆍ음료 매장 40개 중에서 12개다 인천 업체였다. 그런데 롯데로 주인이 바뀌면서 3개로 줄었다. 롯데백화점 구월점을 운영할 땐 전체 매장 20여 개 중에 인천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광주 신세계와 비교하면 롯데의 인천 홀대는 더욱 두드러진다. 광주신세계 백화점은 장학 사업으로 2018년까지 25억 원을 후원했다. 또 2018년부턴 광주교육청ㆍ복지관과 협약해 결손가정ㆍ차상위 계층에 과일ㆍ채소ㆍ견과류 등이 담긴 식품패키지 박스를 전달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또한 지난 10여 년간 ‘광주ㆍ전남 우수기업 홍보전’을 개최해 우수 중소기업ㆍ상품을 발굴하고, 광주비엔날레가 세계적 축제로 성장할 수 있게 지금까지 16억 원을 후원했다.

특히, 백화점 개점 때부터 현지 바이어제도를 운영하며 지역산지 직거래로 농ㆍ축ㆍ수산물 등 신선식품 매입액의 80%를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롯데는 인천 기업에 대한 배려가 턱 없이 부족하다.

롯데는 인천시 지방세 납부에도 성실하지 못했다. 2015년 KT렌탈(현 롯데렌탈)을 롯데 계열사를 동원해 약 2조 원에 인수하고도 지방세 319억 원을 내지 않았다.

계양구가 2018년 세금을 부과하자, 조세심판원에 조세 불복을 청구했다가 기각 당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대형마트를 개설하고도 보존등기를 하지 않는 수법으로 지방세를 내지 않다가 시민사회단체가 문제제기하자 등 떠밀리듯 납부했다. 롯데마트 부평점 3억3600여만 원, 영종도점 2억4500여만 원, 항동점 3억6400여만 원, 롯데백화점 10억 원 등이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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