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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회적기업 탐방⑨ (주)다사랑보육서비스

아이 돌봄 전문화해 다양한 보육서비스 제공
경력단절여성 직접 교육 후 재취업 기회 마련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미추홀구에 있는 (주)다사랑보육서비스(대표 심옥빈)는 경력단절여성을 전문 베이비시터로 교육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7년 4월 설립됐으며, 현재 베이비시터 50명이 건강한 돌봄 시장 만들기를 목표로 일하고 있다.

심옥빈 (주)다사랑보육서비스 대표.

경력단절여성 직접 교육 후 일자리 제공

다사랑보육서비스는 베이비시터와 놀이학습지도사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대상은 출산과 육아 경험이 있는 여성이다. 주로 경력단절여성과 손자손녀 돌봄을 준비하는 사람이 이 교육을 듣는다.

교육과정은 아동인권, 아동학대, 아동 기질ㆍ건강관리, 놀이자극 실습 등 아동 돌봄에 필요한 기본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교육을 들으면 베이비시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심화과정으로 놀이학습지도사 과정도 밟을 수 있다. 매달 40명 정원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인기가 좋아 수업마다 신청 마감 기한 일주일 전에 접수가 끝난다.

다사랑보육서비스는 이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을 대부분 고용한다. 또, 이들의 창업을 돕거나 취업정보를 주기도 한다. 교육 이수자들은 이 곳에서 일하다가 다른 곳 상담사로 취업하기도 하고, 아이 돌봄 관련 전문직으로 이직하기도 한다.

심옥빈 대표는 “저도 아이 셋을 키우면서 수많은 경력단절의 어려움을 겪었다. 보통 45세가 넘어가면 노안이 와서 재취업이 어렵다”라며 “경력단절여성들도 재교육을 받으면 크게 도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월 교육을 수강한 박신화(57) 씨는 “손자와 잘 놀아주기 위해 교육을 신청했다”며 “수업시간마다 다양하고 알차게 배우다보니 목적이 생겨 보육서비스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사랑보육서비스의 베이비시터 교육을 받고 있는 수강생들.(사진제공ㆍ다사랑보육서비스)

요구에 맞춰 다양한 보육서비스 제공

한국은 2018년 기준 출산율이 1.0명이 채 안 되는 인구절벽시대를 맞았다. 더불어 보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이를 맡기는 부모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다사랑보육서비스는 아이 돌봄을 세분화해 놀이 중심 시터, 영어 가능 시터, 피아노 연주 가능 시터 등 특정 분야 전문 시터도 양성한다.

다사랑보육서비스는 전문성을 갖추고 신원이 확실한 사람을 고용한다. 또, 베이비시터가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태도 교육도 중시한다. 아이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을 베이비시터의 주된 역할로 여기고 있다.

다사랑보육서비스는 베이비시터와 아이 연결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고객이 홈페이지를 보고 전화로 의뢰하면, 상담 후 베이비시터를 매치한다. 고객의 요구에 맞게 꼼꼼한 연결시스템을 거치기에, 베이비시터가 아이와 한 번 연결되면 오래가는 편이다. 고객에게 현금영수증 발급해 공신력도 높이고 있다.

다사랑보육서비스는 질 좋은 보육서비스로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인터넷 카페에 마케팅을 따로 하지는 않지만, 이용한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소개하고 인터넷 카페에 알리면서 자동으로 홍보되고 있다.

심 대표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보육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했다”며 “아침에 출근할 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비롯해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4세까지가 뇌가 가장 발달하는 시기이고, 이때 누가 주된 양육자인가에 따라 아이 인생이 바뀔 수 있다. 정말 중요한 시기이기에 베이비시터 교육도 그에 맞게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사랑보육서비스는 지역주민,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력해 2009년부터 임대아파트 내 방과후 아이 돌봄을 위해 등대마을지역아동센터와 하늘마을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두 센터에서 취약계층 아동 70여 명에게 급식과 학습, 문화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지난해 11월 우수 지역아동센터로 선정됐다.

다사랑보육서비스의 보육 실습을 하고 있는 수강생들.

직원들의 안전한 노동환경 보장

다사랑보육서비스에선 현재 50명이 일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단시간 노동자가 대부분이지만, 대부분 4대 보험에 가입했다. 또, 고용산재보험을 무조건 들어놔 베이비시터가 다치는 등 사고 발생 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놓았다.

베이비시터가 개인 사정이 생겨 보육서비스를 진행할 수 없을 때, 회사 차원에서 이를 책임지고 대체한다. 베이비시터가 일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해 배상책임보험도 들어놓고 있다. 사고는 빈번하지 않지만, 2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한다. 최근 베이비시터의 실수로 고객의 집 싱크대가 손상됐는데, 배상책임보험을 들어놓은 덕분에 베이비시터가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금액은 없었다.

다사랑보육서비스의 원칙 한 가지는 ‘베이비시터는 성인을 위한 가사 관리는 하지 않는다’이다. 실제로 가사 관리도 요구하는 고객도 있는데, 이럴 때 베이비시터는 ‘회사의 업무지시를 받으므로 회사와 논의하라’고 말할 수 있다. 회사에선 무엇보다 보육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심 대표는 “다사랑보육서비스는 행복한 직장, 보육 선생님들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며 “이들의 안전한 노동을 보장하는 것도 회사가 추구하는 큰 가치다”라고 말했다.

베이비시터 교육 수강생들의 보육 실습 결과물.

보육은 정부에서 함께 책임져야

다사랑보육서비스의 보육서비스로 인한 수익은 대부분 시터들의 인건비로 나간다. 대신 매달 진행하고 있는 베이비시터 교육 수업료로 운영비를 충당한다. 이런 수익구조 때문에 작은 사회적기업이 운영하기 어렵다. 실제로 보육분야 사회적기업은 적다. 다사랑보육서비스가 사회적기업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아이 보육이 중요한 만큼 고객에게 질 좋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현재 재가 아이 돌봄 시장 대부분을 유료 소개소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고객에겐 베이비시터의 신원 보증과 전문성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베이비시터를 의뢰할 때 불안감이 생긴다. 그걸 유료 소개소가 해소해주기는 어렵다. 베이비시터 또한 유료 소개소 서비스에선 개인이 오롯이 모든 일을 책임져야한다. 회사 차원의 안전망을 제공받을 수 없다.

현 시스템에선 아이 돌봄 서비스 이용료를 개인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국가의 보육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보육서비스 고객이나 사회적기업에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지원은 더 많은 사회적기업이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부모들은 선택폭이 넓어져 더 나은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 돌봄은 중요하지만, 아이 돌봄 서비스 시장은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게 지금 상황이다. 다사랑보육서비스는 스스로 영업모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이것이 기반이 돼 국가의 출산육아시스템이 변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심 대표의 장기 목표는 다사랑보육서비스가 근사하게 문을 닫는 것이다. 이는 개인과 기업만이 보육을 책임지는 게 아니라, 정부와 사회에서 함께 책임지는 세상이 오면 가능하다. 심 대표는 “다사랑보육서비스가 사업을 확장하면서 영향력을 계속 키워나가 보육서비스 관련 이슈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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