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 효성동 상가 임대료 반값 인하…“사람냄새 나는 세상”
부평문화의거리, 송도트리플스트리트, 남동구 구월동 등 동참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착한 임대료’ 운동이 인천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계양구 효성1동에 있는 상가(안남로 573번길 28) 건물주 김상훈 씨는 최근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놓인 임차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임대료를 3개월간 50% 인하하기로 했다.

김 씨는 지난 1일 임차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2~4월 임대료를 5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곳 임차인 이은곤 씨는 “김 씨가 갑자기 전화해 ‘코로나19로 힘들지 않느냐’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정책도 나온 상황에 동참하고 싶어 임대료를 인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27일 ‘착한 임대료’ 운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임대료를 할인하는 임대인은 소득이나 임대료 인하 금액에 상관없이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ㆍ법인세에서 감면받게 하는 게 골자다.

이 씨는 “우리 같은 세입자는 임대료를 5%만 인하해줘도 감사한 상황이다. 나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보니, 이런 사례는 널리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너무나도 감사하며 많은 점포가 동참했으면 좋겠다. 참으로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이다”라고 밝혔다.

‘착한 임대료’ 운동은 인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의 한 유명 상가 건물주는 3~5월 임대료를 30% 인하하기로 했다.

부평구 삼산1동 한 아파트 상가 건물주도 최근 임차인에게 전화를 걸어 3개월간 임대료를 30% 인하하겠다고 했다. 이 사례를 부평구에 제보한 해당 건물 임차인 중 한 명은 “우리 사례를 알리면 다른 분들도 동참할 수 있을 것 같아 제보했다”고 밝혔다.

부평문화의거리 일부 모습.

부평 문화의거리 점포 300여 개 가운데 20여 개 주인들도 150만~800만 원가량의 임대료를 2~3개월간 평균 20% 인하하기로 했다. 부평 문화의거리 상인회는 ‘착한 임대료’ 운동에 참여를 독려하는 안내문을 만들어 임대인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이 상인회는 방역을 하는 공무원들의 안전 확보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마스크 250장을 2월 28일 부평구에 기탁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복합 상가 트리플스트리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임차인들의 피해가 우려되자 2개월간 임대료를 20% 인하하기로 했다. 트리플스트리트 측은 “임대료 인하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고통을 공감하고 나누기 위해 주주와 정성조 대표(SD프런티어)가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건물주가 임차인에게 임대료의 일부를 먼저 돌려준 사례도 있다. 계양구 작전동의 한 임대인은 돼지고기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신의 건물 임차인에게 50만 원을 보냈다. 이 금액은 월 임대료의 20~30%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의 임대료도 인하된다. 코레일ㆍ한국토지주택공사ㆍ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임대시설을 운영 중인 공공기관 103개가 임대료 인하에 동참한다.

이에 인천시와 군ㆍ구는 건물주들에게 ‘착한 임대료’ 운동 동참을 독려하고 사례를 파악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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