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혹 제기
선임된 A씨, “억울하다” 선임 철회 요청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 남동구 유소년축구단 감독 선임을 두고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동구 유소년축구단은 2004년 5월 창단했으며, 남동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최근 창단한 FC남동(남동구민축구단) 소속으로 편입됐다.

남동구는 2017년부터 유소년축구단을 이끌어온 남덕우 감독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감독 모집을 1월 28일 공고했다. 심의를 거쳐 2월 20일 A씨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고, 계약을 앞두고 있다. 임기는 오는 3월부터다.

그런데, 유소년축구단 학부모들이 새 감독의 경력과 개인 비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잡음이 일자, 선임된 A씨는 남동구에 선임을 취하해달라고 요청했다.

익명 처리를 요구한 한 학부모는 “2017년 남덕우 감독 부임 이후 팀 성적이 좋아진 것은 물론, 아이들도 감독의 지도방식에 만족하고 있다”라며 “임기 만료 즈음 남동구에서 내정한 새 감독으로 교체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모든 학부모는 남 감독의 유임을 바라고 있으며, 구에도 유임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결국 묵살당한 셈이다”라며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남동구에서 내정한 감독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인천 출신 선배(=서울C고교 축구부 감독)를 통해 공고를 알게 됐고, 정당한 절차로 선임됐다고 들었다”라며 “지도자 자격증 1급을 보유한 만큼 학부모들의 이런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단 사정을 알았다면 공모에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제가) 남동구가 내정한 감독이었다면 이용당한 셈이다”라고 한 뒤 “25일 오후 남동구에 선임을 취하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남동구청사.(사진제공 남동구)

인천 축구계 한 관계자는 “A씨를 추천한 서울C고교 감독은 구 고위직 인척과 최승렬 FC남동 대표와 막역한 사이다. 서울C고교 감독의 추천이 있었다는 소문은 인천 축구계에서도 파다했다. A씨가 충분히 오해받을 만하다”고 한 뒤, “FC남동 창단 과정에서도 구 고위직 인척이 깊이 개입했던 전력이 있고, 이번 감독 선임에도 개입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 고위직 인척은 FC남동 창단을 앞두고 FC남동 이사에 등재됐던 사실이 알려지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최승렬 FC남동 대표와 고교 동문으로, 둘은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일부 학부모는 A씨의 개인 비위 전력 때문에 감독 자격이 의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과거 서울D중학교 감독 시절 금전 관계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라며 “당시 생활이 너무 어려워 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선 도박자금을 만들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주장으로 인신공격을 가했다. 이 부분은 꼭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남동구 관계자는 “이번 감독 선임은 남동구체육진흥협의회의 공정한 심사를 거쳤다”라며 “A씨 한 사람을 위해 체육진흥협의회를 운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가 주장한 A씨의 비위 전력과 관련해선 “개인 비위 사실까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은 이상 선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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