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예술고교·대중음악자료원·시립미술관 등 유치 거론
인천대 예대 유치는 지역 거점대학 육성방안...좋은 평가
문화예술클러스터 조성되는 셈, 원도심 활성화 기대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인천 부평 캠프마켓 반환 부지에 대중문화예술 기관들을 유치하자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캠프마켓 일대는 대규모 미군기지 애스컴시티(ASCOM city)가 있던 시절부터 수많은 음악클럽을 중심으로 대중음악이 번성한 곳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과 맞물려 그동안 시민들은 캠프마켓에 다양한 대중문화예술 기관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지난 12월 즉시반환이 완료된 부평 캠프마켓 남측 1단계 B구역.(사진제공 인천시)

인천 대중문화예술고교·예술대학 유치 방안은 그중 하나다. 이 방안은 지난해 부평미군기지 시민참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용규 인천대 이사장이 제안했다. 당시 최 이사장은 "인천대 예체능대를 옮기고, 대중문화예술고교를 설립하는 데 이만한 부지가 없다"며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부평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문화예술단체는 '미군부대 대중문화예술고교·예술대학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치 운동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인천대 평생교육원까지 이전해 인천대 부평캠퍼스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 상태다.

지역 거점 대학 육성책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이 의견이 실현되면, 인천대는 송도·제물포에 이어 부평 캠퍼스까지 운영하게 된다. 인천 전역을 아우르는 지역 거점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도 올해 기존 인천하이텍고교에서 전환·설립한 대중예술고교를 캠프마켓 부지로 이전하는 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 대중예술고교는 미추홀구 도화동에 있다.

시교육청은 최근 인천시·부평구와 협의하며 대중예술고교 이전을 위해 캠프마켓 내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성훈 교육감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학교 이전 계획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한국대중문화음악자료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대중음악자료원은 1890년대 구한말부터 한류 열풍의 주역 케이팝(K-pop)까지 100여 년간의 한국 대중음악 자료를 수집·보존·연구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2018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핵심전략’에 대중음악자료원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시는 캠프마켓에 2022년까지 대중음악자료원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또 부평이 지역구인 홍영표(민주, 부평을)·정유섭(미래통합, 부평갑) 국회의원은 지난해 각각 대중음악자료원 설치근거를 마련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캠프마켓 부지에 인천시립미술관을 추가로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구 300만 인천에 시립미술관이 하나뿐인 것은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이외에도 예술가들을 위한 입주작가 레지던스, 문화센터 역할을 하는 공공도서관, 각종 공연장과 체육시설 건립 등도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캠프마켓 활용방안들이 실현된다면, 부평 일대에는 문화예술기관 집적화가 이뤄지게 된다. 문화적 기반이 척박한 원도심 부평이 문화예술 클러스터로 거듭날 기회인 셈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반환이 결정된 캠프마켓의 부지활용계획은 공공시설 29%, 문화공원 71%로 구성돼있다. 인천시는 캠프마켓 반환은 신속하게 진행하되, 활용방안 마련은 시민과 논의하며 신중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시민참여위원회를 지속해서 운영하고 시민생각 찾기 행사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시민참여와 의견 수렴을 강화하기 위해 ‘인포센터’를 마련하고, ‘라운드 테이블(시민투어·토론회)’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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