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유수지’ 준설, 서식환경 훼손”...“보호지역 지정해야”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시 남동유수지 준설 계획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18일 남동유수지 준설을 포함한 ‘원도심 내 유수지 관리(활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사업대상 유수지는 삼산·남동·인천교·학익·석남유수지 6개소이다.

남동유수지는 대표적인 멸종위기종 1급 저어새가 봄에 번식하는 중요지역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남동유수지를 대대적으로 준설할 경우 야생동식물의 서식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특히 저어새의 경우 번식활동에 심각한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를 낳고 있다.

‘저어새와친구들’ 남선정 사무국장은 “시 계획을 보면 남동유수지 일부가 아니라 전체에 걸쳐 준설 작업계획이 세워졌다”며, “대표적인 환경지표종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는 남동유수지에서 수년 전부터 번식활동을 하고 있다. 준설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경우 중대한 위협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유수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해소하고 홍수 등 방재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퇴적토를 준설하고 배수펌프를 증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 주변을 친화공간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준설작업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승기천 유입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체 구간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업예산은 국비와 시비, 구비를 합쳐 총 784억 원으로 책정됐다.

선행과제로는 국비확보를 위해 ‘자연재해위험 개선지구’ 지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구 지정 계획은 남동구의 소관이다.

남 사무국장은 “남동유수지 주변 악취는 원인이 명확하기 않고 몇 년 전부터는 악취가 나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 유수지 내에는 게 구멍이 생기고, 개구리 울음소리마저 들린다”며, “생물다양성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동식물 등 서식환경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준설 계획은 세심한 재검토 또는 일부 구간에 한정해 소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동유수지는 사실 자연환경 보호지구로 지정돼야 마땅한 지역이다. 멸종위기종 저어새가 인천에 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하는 시기에 이들을 내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남동유수지 준설 계획 관련해 수년전부터 환경과 자연재해 담당부서와 협의를 거쳤다. 이번 발표된 계획은 기본계획이고, 실시설계 단계에서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수지 내에서 준설 작업을 하더라도 칸막이를 설치하고, 번식기인 3~5월을 피해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남동유수지에는 매년 3월 저어새 400~500개체가 번식을 위해 찾는 지역이다. 비영리단체인 ‘저어새와친구들’은 상시적으로 이들을 모니터링하고 서식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관련 보고서를 발행하고, 3·5·10월에는 각각 저어새 환영·생일·환송잔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저어새가 인천을 찾는 시기는 3월 둘째주로 예상된다.

인천 남동유수지 내 저어새.(사진 인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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