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유진 ‘신포청년몰 눈꽃마을’ 청년대표
단기 창업교육서 실질적 창업지원까지 확대해야
청년상인들 지역 기관과 연계해 창업교육 실시
플리마켓ㆍ버스킹 여는 등, 청년몰 활성화 노력

[인천투데이 이서인 기자] ‘향기로운 만큼 행복해지기를’ 프롬유 문을 열면 달콤한 향기가 가득하다. 바깥은 춥지만, 가게 안은 꽃향기로 가득해 봄이 온 기분이다. 향기는 퍼져나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향기로 행복을 선물하는 청년창업가 박유진 프롬유 대표를 만났다.

박유진(프롬유 대표) 신포청년몰 눈꽃마을 청년대표.

프롬유는 인천 중구 신포청년몰 눈꽃마을에 있는 디퓨저 향기 전문점이다. 신포청년몰은 청년창업 지원 공간으로 신포동 21-1번지에 위치해있다. 만39세 이하 청년상인들이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중구(구청장 홍인성)의 지원으로 2018년 6월 23일 개장했다. 신포청년몰 청년대표이기도 한 박 대표는 신포청년몰 초창기부터 프롬유를 운영하고 있다.

좋은 향기 만들기 위해 발로 뛰다

박 대표는 화장품용기 제작회사 등에서 일하다 30대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마음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향기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고,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어 매력을 느꼈다. 무료 창업교육 강의를 들으며 ‘향기’ 전문점 창업을 준비했고, 2017년 남동구가 주최한 ‘사회적경제 청년 창업캠프’에서 3등 했다.

박 대표는 신포지하도상가에서 3~4개월 시범 운영한 뒤, 사업성을 확신해 신포청년몰에서 프롬유를 창업했다. 운영 초반에는 디퓨저ㆍ향초ㆍ비누가 인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손님들이 제품을 직접 만드는 수업이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손소독제 만드는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겨울이라 손님이 줄긴 했지만, 기념일 선물 준비와 이색 데이트를 하러 연인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리고 ‘향기’라는 특별한 추억을 선물 받은 손님들의 재방문 비율이 높다.

박 대표는 손님들에게 더 좋은 향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국내 공장들을 돌며 확인했다. “품질 좋은 향료업체 공장 목록을 뽑아 경기도 양주와 화성까지 가서 모든 공장을 확인하고, 믿을 수 있는 거래처를 만들었다. 처음엔 개인과 거래하지 않는다는 공장 사장님이 내 열정을 보고 결국엔 원료 공급을 수락했다.”

프롬유에서 판매하고 있는 로망 디퓨저.(사진제공ㆍ박유진)

자생력을 갖추려고 계속 노력

프롬유는 처음에 단일 향기 두 가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스물 여섯 가지로 늘었다. 그중에 달콤하면서 세련된 ‘러브스펠’향이 인기가 제일 좋다. 박 대표는 프롬유를 운영하면서 디퓨저 자격증과 조향사 자격증을 땄다. 조향 공부를 하며 표현하고 싶은 향기를 디퓨저처럼 시각적으로 만드는 데 재미를 느꼈다.

박 대표는 지금도 다양한 창업ㆍ콘텐츠 교육을 듣고 있다. 창업이 끝이 아니라 계속 발전하지 않으면 현실에 안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콘텐츠코리아랩에서 영상 제작 강의를 듣고 유튜브에 ‘프롬유’ 채널을 개설해 홍보하고 있다. 또, 프롬유만의 색다른 제품을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특허 신청도 했다.

박 대표는 신포청년몰 상인들이 상권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창업자 자생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롬유 규모를 확장해 손님들이 신뢰할 수 있는 향수 원료 공장을 짓고, 프롬유 2호점을 내는 것이 박 대표의 올해 목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출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창업 이후에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1년이라는 시간은 짧으며, 2~3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중구는 현재 신포청년몰에 창업한 청년상인들에게 처음 1년은 임차료를 전액 지원해주고, 그 이후 계약을 연장하면 임차료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신포청년몰은 중구에서 지원받고 있는데, 인천시에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단기간 창업교육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진짜 창업과 연결될 수 있게 모의창업이나 창업보육제도로까지 확대하면 청년창업자가 자생력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박유진 대표는 산곡중학교에서 ‘청소년 진로 톡톡’을 진행했다.(사진제공ㆍ박유진)

미래창업자에게 좋은 영향 주고 싶어

프롬유를 오픈했을 때 온 손님이 프롬유에서 향기를 맡으면 행복해진다고 했다. 향기가 퍼뜨리는 행복처럼 박 대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창업을 준비할 때 여러 창업교육 강의를 들으며 도움을 받은 것처럼 말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연말에 인천시청소년수련관과 연계해 학교 6~7곳을 찾아가 ‘청소년 진로 톡톡’을 진행했다. 청소년들은 말 한마디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강의를 준비했다. 박 대표 본인의 창업 과정과 조향사 직업을 소개했다. 반응이 좋았고, 이때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박 대표는 청년몰 대표 모임인 전국청년상인네트워크 경기ㆍ인천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과 한 달에 한 번 간담회를 진행하며 청년상인들 간 교류하며 상생 협력을 논의했다. 또, 박 대표는 인천의 다양한 청년들과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런 활동이 프롬유 매출에 도움이 되느냐고 묻기도 한다.

박 대표는 “창업 준비에 많은 도움이 필요한데, 이렇게 네트워크를 형성해 미래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당사자가 얘기하지 않으면 누가 알아서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에 미래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되게 강의나 교류를 계속 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포청년몰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했다.(사진제공ㆍ박유진)

청년상인들에게 질책보다 응원을

중구는 신포청년몰 청년상인들과 1년 단위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으며, 현재 비어있는 점포에 들어올 청년들을 모집하고 있다. 박 대표와 신포청년몰 청년상인들은 빈 점포를 채우고 상권을 다시 살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는 눈이 오지 않은 크리스마스에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인공눈을 뿌리며 플리마켓과 버스킹을 진행했다. 외국인 방문객들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올해는 ‘눈꽃마을’ 이름에 걸맞게 사계절 내내 인공눈을 뿌리고 광장에서 토요일마다 플리마켓과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라 관련 기관의 지원이 절실하다.

신포청년몰은 전국 청년 우수 정책으로 뽑혀 서울 은평구ㆍ영등포구, 전남 나주시에서도 참고하는 곳이다. 또, 신포청년몰은 인천에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팀과도 만나는 등, 지역과 상생도 도모하고 있다.

“신포청년몰이 잘되면 인천에 사는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 신포청년몰 청년상인들도 다양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으니, 질책보다는 따뜻한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면 좋겠다.”

신포청년몰은 개장한 지 2년이 채 안 된 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박 대표와 청년상인들의 계획처럼 신포청년몰이 청년창업과 지역경제에 좋은 영향을 퍼뜨리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