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정권 따라하며 ‘민주주의 꽃’ 선거운동?
‘박근혜정권 닮아가는 민주당’ 여론 더해져 논란 불거질 듯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미혼(비혼)여성은 가족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암시해 물의를 빚은 정일영 예비후보가 이번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흉내내는 듯한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에서 연수구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일영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송도의 부장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 정일영 예비후보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고, “주민 옆에는 내가 있잖아. 주민 하고 싶은대로 해”라는 글을 첨부했다. 

정일영 예비후보의 게시글은 최근 개봉한 영화인 ‘남산의 부장들’을 패러디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산의 부장들’은 김충식 기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 부장에게 총을 맞고 살해당한 10·26사태의 전후를 다룬 영화다.  

정일영 예비후보 SNS 갈무리.

‘민주주의 꽃’ 선거에서 독재정권 따라하며 선거운동?

문제는 정일영 예비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는 점이다. 정 예비후보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운동을 하며 민주주의를 박해했던 군사독재정권 집권자인 박정희 대통령을 사용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예비후보가 게시한 글귀 “주민 옆에는 내가 있잖아. 주민 하고 싶은대로 해”는 '남산의 부장들' 속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사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하고 싶은대로 해”를 따라한 것이다. 영화 속 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김형욱 등 차후 자신의 정적이 될 사람들을 해치우기 전 안심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대사다. 정 예비후보의 패러디는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따라하기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일영 예비후보의 게시글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로 인해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고려대 임미리 교수와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을 13일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박정희 정권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냐"라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자, 14일 고발을 취하했다. 

이러한 해석에 정일영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유권자들 판단에 맡기겠다. 더 이상은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정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SNS에 "미혼(비혼)여성은 가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암시해 인천여성연대로부터 "미혼(비혼)에 대한 몰이해와 여성혐오적, 성차별적 발언을 사과하라"라는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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