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자는 아이ㆍ결혼ㆍ출산 이해 못한다?
정의당 이정미 향해 ‘미혼 L씨’ 지칭 의혹
정일영 캠프, “특정후보 지칭한 거 아니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21대 국회의원선거 인재 2호로 영입됐던 원종건 씨 관련 미투(Me Too) 폭로로 성인지 감수성 결여 지적을 받은 더불어민주당에 또 다른 악재가 닥쳤다. 정일영 연수구을 예비후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에 성인지 감수성 결여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오후 6시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4.15 총선 대비 모의고사’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엔 ‘2020학년도 국회의원선거 4월 모의고사 문제지’를 제목으로 하는 사진이 첨부돼있다.

이 사진의 말미에 ‘다음 중 아이, 가족, 출산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알맞은 것은?’이라는 문제를 출제하고 보기에 ①미혼 L씨 ②우한 전세기에 ‘신중하라’며 만류한 M씨 등을 제시했다.

‘미혼 L씨’는 같은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하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며, ‘우한 전세기에 신중하라며 만류한 M씨’는 같은 선거구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또, 보기에서 ③30년째 결혼기념일에 아내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J씨 ④아들에게 매일 사랑하고 신뢰한다는 문자하는 J씨는 정일영 본인을 표현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연수구을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한 내용.(출처ㆍ정일영 예비후보 SNS)

이러한 해석에 정일영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지칭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정답도 정해놓지 않았다. 그냥 유권자들 판단에 맡긴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는 '미혼(비혼)자는 아이, 가족, 출산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 때문에 성인지 감수성 결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혼인과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만 정상가족으로 여기고, 1인 가구와 비혼 부모로 인한 한부모가족 등은 비정상적이고 불완전한 가족으로 여긴다는 의미다”라며 “명백한 성인지 감수성 결여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특정 후보를 지칭하지 않았더라도 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고 꼬집은 뒤, “최근 다양한 가족형태가 출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표현은 시대에 떨어지는 구시대적 발상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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