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관위, 광역단체장 출신 출마지역 ‘전략적 검토’ 내비쳐
인천 13곳 한국당 34명 공천 신청…민경욱ㆍ윤상현 경쟁자 없어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자유한국당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4ㆍ15총선(=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미추홀구갑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내에 험지 출마 요구론이 있어 유동적인 상황이다.

유 전 시장은 지난 6일 한국당 인천시당에서 “미추홀구는 중구ㆍ동구와 함께 인천의 역사이자 뿌리다. 미추홀구를 지켜야 한국당이 인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미추홀구를 출마지역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유 전 시장은 “인천의 뿌리인 원도심은 여전히 낙후돼있다”며 “미추홀구 발전을 가로막는 경인전철을 지하화하겠다. 경인고속도로 역시 일반화와 함께 지하화하겠다”고 했다.

유 시장이 미추홀구갑을 선택한 배경에는 이 지역 역대 선거 표심과 선거구 조정 전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추홀구갑의 경우 1988년 13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여덟 차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등 보수정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2004년 17대 총선을 제외하면 보수정당 후보가 7번 당선됐다.

1988년 민정당 심정구, 1992년 민자당 심정구, 1996년 신한국당 심정구, 2000년 한나라당 민봉기 후보가 당선됐고, 2004년에만 열린우리당 유필우 후보가 당선됐다. 2008년부턴 현 한국당 홍일표 국회의원이 3선(2008년 한나라당, 2012년 한나라당, 2016년 새누리당)했다.

선거구 조정 전망도 유 시장이 미추홀구갑을 선택하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 선거구의 경우 인구 상한선을 초과해 조정이 불가피한데, 동구가 분리돼 미추홀구와 붙을 가능성이 높다.

강화군을 서구에 붙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강화군을 서구갑과 서구을 어디에 붙이더라도 인구 상한선을 초과하기 때문에, 미추홀구에 붙이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계양구에 붙이는 건 지리ㆍ정서적으로 너무 멀다.

동구(6만4700여 명)를 미추홀구에 붙인다면, 2019년 10월 기준 미추홀구갑은 19만1103명, 미추홀구을은 21만9059명이라 미추홀구갑에 붙이는 게 타당성이 높다.

2014년 지방선거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 참가한 안상수 전 시장과 유정복 전 시장.<인천투데이 자료사진>

2014년 지방선거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 참가한 안상수 전 시장과 유정복 전 시장.<인천투데이 자료사진>

한국당 공관위, 광역단체장 출마지역 ‘전략적 검토’ 방침

하지만 한국당이 유 전 시장의 바람대로 공천할지는 미지수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고향 출마 불가’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공관위는 이들뿐 아니라 광역단체장을 지낸 당내 중진 인사의 출마지역 역시 전략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 전 시장이 미추홀구갑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유 전 시장이 미추홀구갑 공천을 신청한 것에 당 지도부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유 전 시장을 비롯한 당내 중량급 인사의 험지 출마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유 전 시장은 김포시장과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장관을 두 번 지낸 당내 중량급 인사다. 당이 유 시장의 전략공천을 검토할 경우, 남동구갑이나 최근 오성규 전 당협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계양구갑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당 공관위가 전략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광역단체장 출신 중량급 인사에 안상수 전 시장이 포함될 것인가도 지역 정가의 관심사다.

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을 지역구로 둔 안상수 의원은 3선 국회의원으로 현재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인천시장을 두 번 지냈다.

한편, 한국당이 지난 5일 마감한 4ㆍ15총선 공천 희망지역 신청 접수 결과 인천 선거구 13개에 34명이 신청했다. 남자 30명, 여자 4명이며, 이중 유정복 전 시장은 비공개 신청했다.

미출홀구갑 신청자가 6명으로 가장 많고, 현역 윤상현 의원 지역구인 미추홀구을과 민경욱 의원 지역구인 연수구을은 단독 신청이다. 원외 지역구에선 남동구갑(박종효), 계양구갑(김수임), 계양구을(윤형선)이 단독 신청했다.(표 참고)

21대 총선 자유한국당 인천지역 공천 신청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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