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주민들, “폐쇄 번복 받아들일 수 없다”
서부발전, “열에너지 공급으로 연장 불가피”

[인천투데이 최종일 기자] 한국서부발전이 2023년으로 예정한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이하 발전소) 폐쇄를 더 연장하려하자, 서구 청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천 서구지역 열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서인천복합발전소.  

1992년에 준공된 발전소는 청라지역 4만8000가구에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향후 검단지역 7만5000가구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서부발전은 6월에 열리는 제9차 전력수급계획 회의에서 발전소 연장운영 세부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만약 연장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2년 후 개정될 10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한국서부발전은 “발전소가 서구지역에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유일한 곳이라, 만약 발전소를 폐쇄하면 열에너지를 공급할 대체 발전소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라 주민들은 “발전소는 사실상 폐쇄 기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검단지역에도 열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인데, 왜 청라에만 발전소를 존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이의제기했다.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근처에 아파트단지가 위치해있다. 

또, “폐쇄 계획을 수립했으면 동시에 차후 계획도 마련해야했다”라며 “갑작스레 열에너지를 공급할 발전소가 없으니 연장해야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발전소 근처 아파트에 거주하는 A(62) 씨는 “비 오는 날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연기로 앞이 안 보일 지경이다. 유해 물질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연기가 자욱하니 불안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또 다른 주민 B(32) 씨는 “23층에 살고 있다. 베란다에서 밖을 보면 발전소밖에 보이질 않는다. 조망권을 침해받고 있다. 발전소가 폐쇄된다는 말을 믿고 입주했다. 갑작스레 계획 번복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발전소 운영 연장안을 논의 중인 것은 맞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연기는 수증기로 유해 물질은 아니다. 폐쇄 여부는 우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차후 회의를 지켜봐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발전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관할한다. 시는 진행 상황과 주민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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